몇 해 전 인기를 끌었던 유행가의 제목처럼 ‘벌써 일 년’이라는 말이 부쩍 와 닿는 요즘입니다. 노랫말 속 주인공은 일 년이 지나도 사랑하는 이를 그리워만 한다던데 제겐 그리움보단 뒤도 안돌아보고 고속질주를 하는 고놈의 ‘시간’이 참 무서워서 입니다. 서울캠 ‘좋아요’ 선본이 당선된 지 벌써 일 년이고, 안성캠 ‘우리’ 선본의 당선이 무효 판정을 받았던 것도 일년이 다 되갑니다.

  시간은 예외를 두는 법이 없었습니다. 1년차 기자 시절 좋아요 선본의 당선 인터뷰를 진행했던 제가 이렇게 편집장이 돼 글을 쓰고 있으니 말입니다. 벌써 일 년이라는 말이 유난히 새삼스러운 것은 어쩌면 이런 연유에서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중대신문은 임기를 약 한 달 남겨둔 양캠 총학생회의 지난 일 년간의 행적을 살펴봤습니다. 유난히 굵직굵직한 자랑거리들이 많았습니다. 서울캠 총학생회는 7년 만에 학생총회를 이뤄내 놀라움을 자아낸 데 이어 최근엔 6년 만에 전체학생대표자회의 역시 성사시키는 저력을 보여주었습니다. 안성캠 총학생회는 임기가 3개월가량 짧았음에도 본부에 안성캠 발전계획안을 지속적으로 제시하고, 특히 구조조정된 학과들의 수업권을 보장하기 위해 고군분투한 점은 높이 살 만합니다.

  그런데 참 이상합니다. 양캠 총학생회가 걸어온 길을 되돌아보니 각자 가장 잘했다고 내세울만한 것들이 서로에게 가장 부족한 점이었습니다. 서울캠 총학생회는 학생들과의 소통을 원활하게 이어가 굵직한 행사들을 성사시킨 것이 큰 장점이었다면, 안성캠 총학생회의 약점으로 꼽힌 것은 학생과의 소통 부족이었습니다. 또한 대학본부에 지속적으로 의견개진을 하며 구조조정된 학과의 수업권 보장에 힘썼던 안성캠 총학생회와 달리 서울캠 총학생회는 학내 중요문제 개선과 관련해 단발성에 그친 대응이 대다수였습니다.

  모든 것이 그러하듯 세상에 완벽한 것은 없습니다. 그러나 타산지석이라는 말처럼 타인의 결점이 자기 자신의 수양에는 더 도움이 되는 법이지요. 다만 양캠 총학생회의 소통이 다소 미흡하지 않았나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보다 적극적으로 캠퍼스 간 피드백이 오고 갔더라면, 서로에게 조금만 더 관심을 가졌더라면 더 기분 좋은 변화를 이끌어내지 않았을까 하는 그런 아쉬움 말입니다.
그럼에도 이 아쉬움을 달랠 길이 있다면 그것은 오롯이 이번 12월에 당선될 양캠의 후임 총학생회들의 몫일 겁니다. 양캠 총학생회가 잘한 점과 미흡한 점 모두를 타산지석으로 삼을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가 주어진 거니까요. 학생과 본부와의 적극적인 소통이 가능한, 쌍방향 소통을 할 수 있는 후보들이 나오길 조심스레 기대해봅니다.

  제 임기도 어느덧 막바지에 접어들었습니다. 벌써 일 년이라고는 하지만 신문사 생활의 절반을 함께 했던 양캠 총학생회이기에 더욱 애착이 갑니다. 마지막 남은 한 달, 최선을 다해 주십시오. 물론 중대신문도 그 옆에서 힘차게 걸어 나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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