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다리만 두들기지 말고 
친한 친구도
두들겨보고 같이 살자 
 
인디언(정경대, 남)
연애도 3년 하면 질린다는데 룸메 4년은 이쯤 되면 웬수다. 취기에 덜컥 같이 살자 고백한 지 4년, 슬픈 이별의 예감은 커녕 이놈과 헤어질 수 있다면 고시도 당장 붙을 기세. 시험날 따뜻한 밥 한 공기는 안 바라도 편안한 잠자리는 배려 아닌가? 시험 전날 밤, 룸메 놈이 만취 상태 후배를 데려왔다. 그 후배 놈 목청도 참 좋더라. 애 낳듯이 질러대는 괴성에 새벽 4시에 내 집에서 쫓겨났다. 다음날 룸메 왈, “웬일로 일찍 왔냐?” 해탈의 경지가 눈앞이다.
 
 
 
룸메와 나 그리고
룸메 남자친구와의
수상한 잠자리
 
털(예술대, 여)
유학 시절, 이왕 기숙사 사는데 영어 공부도 겸사겸사 할까 신청했던 외국인 룸메는 컬쳐쇼크만 남겨두고 떠났다. 여기가 내 집인지 룸메네 신혼집인지 멘붕이 올 지경. 자제 좀 해달라고 부탁했더니 아시아인은 고리타분하다는 타박만 들었다. 사랑하니 만나고 싶은 게 당연하다며 매일 오고 싶은 데 배려해서 일주일에 이틀만 온다고 주장하는 모습이 마치 한 편의 막장 드라마다. 우리 사랑하게 해주세요? 차라리 집 밖으로 도피라도 떠났으면.
 
 
 
전래동화 우렁각시?
나는 현실에 존재하는 
우렁룸메
 
바리스타(예술대, 남)
깔끔한 척하는 사회자의 본 모습을 까발려 주겠다는 혁명적 이념을 가지고 YES썰을 방문해주신 스페셜 게스트. 룸메 앞에서  거침없이 룸메를 폭로하는 용기 있는 히어로. 그동안 우렁각시처럼 소리소문 없이 청소를 해줬지만 더 이상은 못 참는다. 얼마나 쌓였던지 말끝마다 청소가 문제다. 마치 기승전청소! 매일 안 들어오는 룸메 때문에 독수공방에 혼밥혼술(혼자 밥먹고 술먹고)이 일상이 되어버린 그. 오매불망 룸메님을 기다리는 은근 현모양처 스타일.
 
 
 
부지런한 룸메
게으르게 바꾸는 게
내 전매특허
 
바리(인문대, 여)
룸메 관계학이라는 과목이 있다면 못해도 A는 받지 않을까? 스쳐 지나간 룸메들과 대체로 원만한 관계를 유지했다는 그녀. 나도 딱히 잘한 건 없으니 다 참아준다는 부처와도 같은 마음씨가 돋보인다. 온 세상 룸메들이 이런 생각을 하면 조금 더 이상적인 사회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알람을 10개는 맞춰야 일어나는 타입인데 덕을 쌓은 덕분인지 룸메와의 갈등은 없었다. 오히려 룸메가 알람 노래에 중독돼 노래 제목을 물어본 적도 있다는 훈훈한 케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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