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대 양 캠퍼스를 매일 오가며 이번학기를 보냅니다. 아침엔 안성캠에서 수업을 듣고 서울캠으로 올라가 스터디를 가지다 보면 하루가 짧습니다. 한달 동안 왕래를 반복하다 보니 자연스레 양 캠퍼스를 비교하게 됩니다. 같은 이름의 중앙대를 다니고 있지만 다른 두 개의 중앙대를 다닌다는 느낌이 듭니다. 중앙대를 향한 변화의 훈풍은 안성캠을 비껴간 채 부는 것 같습니다.

  서울캠은 하루가 다르게 변하고 있습니다. 중앙도서관 리모델링을 마쳤고 새로운 기숙사와 R&D센터를 지었습니다. 제2 기숙사는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며 지난주에는 경영경제관 건립의 첫 삽을 뜨는 기념식을 가졌습니다. 단순히 외관만 나아지고 있지 않음을 보여주듯 올해 중앙일보 대학 평가에선 전국 8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해냈습니다.

  안성캠도 변하고 있긴 하지만 시원치 않습니다. 신 캠퍼스 추진으로 안성캠을 향한 투자는 대폭 줄어 유지·보수에 한해 이뤄지고 있습니다. 이후 학문단위 구조조정으로 안성캠 내 예체능 계열을 제외한 대부분 학과가 통합되었습니다. 해당 학과의 남겨진 학생들은 후배 없이 졸업해야 합니다. 이렇다 할 투자도 없고 후배가 끊긴 학교를 다녀도 중앙대 전체의 발전을 위한다는 명분 아래 희생을 감수하고 있지만 ‘기다려보라’는 대학본부의 답변만 있을 뿐 신 캠퍼스에 대한 확실한 소식은 들리지 않습니다.

  내부적인 문제도 한몫 합니다. 안성캠은 지난 5년 전부터 오늘날까지 운동권과 비운동권 학생 대표자 간에 갈등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최근의 예로 운동권 총학생회의 주체로 열린 올해 축제에서 비운동권 학생회는 보이콧을 선언하듯 자체적으로 축제를 가졌습니다. 생각의 차이를 넘은 감정의 대립이 눈에 띄게 드러납니다. 목소리를 하나로 모아 외쳐도 들릴까 말까 한데 여론이 분열된 상태에서 무엇을 요구할 수 있을지 답답하기만 합니다.

  기자가 아닌 학생 신분으로 대학본부와 안성캠 총학생회, 중대신문을 향해 말하고 싶습니다. 이제 대학본부는 안성캠 학생들이 납득할 수 있는 명확하고 구체적인 신 캠퍼스 계획을 보여줘야 합니다. 이렇다 할 투자와 비전도 없이 마냥 기다려야 하는 안성캠 학생들은 지쳐가고 있습니다. 총학생회는 남은 임기에 분열된 여론을 적극적으로 모으고 반대 학생 대표자를 하나로 아우르는 포용의 리더십을 보여야 합니다. 너와 내가 아닌 하나라는 생각으로 안성캠의 미래에 대해 고민하고 대학본부를 향해 목소리를 높여야 합니다. 이에 더하여 중대신문은 위에 언급한 사항에 관심을 갖고 꾸준히 보도해 안성캠 학생들의 알권리를 충족시켜주길 바랍니다.

  단순히 졸업하면 그만이라는 생각으로 학교를 다니기엔 중앙대는 저의 청춘이 담긴 소중한 모교입니다. 관심만 있다면 누구나 말할 수 있는 상식적인 제안에 양측 모두 고민을 넘어 행동으로 보여주길 바랍니다. 앞으로 더 크게 불어올 중앙대 발전의 훈풍이 안성캠에도 고르게 닿길 기원합니다.

고운호 전직 편집장(사진학과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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