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트북 앞에 앉아 있는 마크 요한슨 학생.
마크 요한슨 학생(정보기술경영전공)은 IT산업에 굉장히 관심이 많다. 벌써 IT와 관련된 개인 사업체를 가지고 있을 정도다. 앞으로 다양한 나라에서 국제적인 일을 하고 싶다는 그는 다녀온 나라만 30여 개국이다. 이번에 도착한 곳은 한국. 그는 이곳에서 자신의 미래를 차근차근 준비 중이다.
 
- 개인 사업체라니.
“학교를 다니며 웹 개발자로 일을 한 적이 있었는데 그 일을 통해 2년 반 동안 정보기술경영에 대해 많이 배웠다. 그러던 중 좀 더 많은 경험과 책임감을 얻고 싶어 동료 2명과 함께 시작한 것이 바로 개인 사업이다. 그렇게 학부생 때부터 지금까지 조그만 IT회사를 직접 운영하고 있다. 한국에 있는 지금은 온라인으로 할 수 있는 일을 맡아 운영 중이고 나머지는 네덜란드에 있는 동료가 맡아주고 있다.”
- 사업은 성공적인 것 같나.
“지금까지 잘 운영되어 왔기 때문에 만족스럽다. 그동안 수익도 좋았다. 한달 기준으로 2,000유로(약 286만 원) 정도를 벌었고 때에 따라 그보다 더 번 적도 있었다. 한국행 비행기를 탈 수 있었던 것도 그 수익 덕분이었다. 이곳에서의 생활비도 회사를 통해 벌고 있다.”
- 회사 운영 중 굳이 한국에 온 이유가 궁금하다.
“네덜란드에서 다닌 학교에서는 학생들이 해외유학을 다녀오도록 권장하고 있다. 어느 곳으로 유학을 다녀올지 고민하던 중, 한국의 IT산업이 고도로 발전되어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마침 IT에 관심이 많았던지라 거침없이 한국행을 결정했다.”
 
사업을 통해 마련한 생활비를 들고 한국에 온 지 이제 겨우 한달. 그는 아직 많은 것이 낯설지만 한편으론 흥미롭기도 하다. 한국이 궁금해 중앙대에 오기 전 신촌에서 잠시 머물기도 했다는 그가 본 한국은 어떤 모습일까.
- 한국은 어떤 나라인 것 같나.
“매우 발전된 나라라고 느꼈다. 사람들이 많아 분주할 것이라고 생각했던 서울은 그렇지 않았다. 사람이 많은 만큼 정돈도 잘 돼 있었다. 대중교통만 봐도 그러했다. 특히 지하철의 경우 이용하는 이동 인구가 많았지만 크게 불편함을 느끼진 않았다.”
- 네덜란드의 대중교통은 어떤가.
“한국만큼 지하철이 많지 않다. 버스와 택시가 있긴 하지만 비싼 차비에 사람들이 잘 이용하지 않는다. 대부분 자가용이나 자전거를 이용해 다니는데 자가용의 경우도 세계에서 가장 비싼 유가 때문에 잘 이용하지 않는다.” 
- 한국에서 적응하는 데 어려움은 없나.
“한국어를 열심히 배우고 있지만 이제 막 시작한 단계라 언어장벽을 느끼고 있다. 특히 ‘-님’, ‘-씨’같은 존댓말이 너무 어렵다. 나이에 따라 대화방식이 다른 게 처음에는 좀 이상했지만 지금은 오히려 마음에 든다. 서로를 정중하게 대하고 자신보다 인생을 더 많이 살아온 사람을 공경한다는 것이 좋아 보인다.” 
- 짧게 배운 것치곤 한국말을 꽤 잘하는 것 같은데.
“한국에 오기 전 나름대로 독학을 해서인지 수업을 같이 듣는 학생들보다는 잘하는 것 같기도 하다.(웃음) 실제로 시험성적도 이번학기에 함께 온 친구들보다 좋아 혼자 중급레벨 수업을 듣고 있다. 앞으로 더 많이 배워 한국어로 기본적인 대화를 나누고 싶다.”
- 즐겨 쓰는 한국말이 있다면.
“‘어 진짜?’, ‘정말?’, ‘맞아!’는 길거리를 지나다 보면 가장 많이 듣는 말이다. 한국 사람들은 추임새를 즐겨 쓰는 것 같다. 재밌는 어감에 처음에는 뜻도 모르고 따라 했는데 요즘은 입에 붙어 자주 쓰고 있다.”
- 다른 흥미로운 점이 있다면.
“다들 컴퓨터 정도는 집에 있으니 PC방에는 사람들이 별로 없을 줄 알았다. 그런데 막상 가보니 사람들이 빼곡하게 컴퓨터 앞에 앉아 있더라. 정말 놀라웠다. 그리고 한국 사람들의 게임실력에 두 번 놀랐다. 스타2를 한국에서 한 적이 있었는데 정말 처참히 당했다.(웃음) 어떻게 해야 그렇게 게임을 잘 할 수 있는 건지 무척 궁금하다.”
- 한국의 음주문화를 좋아한다고.
“최고다. 안주를 두고 사람들과 대화하며 술을 즐기는 것도 좋지만 흥에 취해 ‘마셔!’를 외치는 늦은 밤의 술자리가 참 좋다. 특히 삼겹살에 소주를 마시는 순간이 가장 달콤한 시간인 것 같다. 네덜란드에서도 음주는 허용되는데 한국만큼 음주문화가 개방적이지 않다. 나중에 네덜란드에 가면 이 문화가 매우 그립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음주문화만큼 한국의 외식문화도 매력적이다.”
- 외식문화의 매력은 뭔가.
“네덜란드는 물가가 비싸다 보니 대부분의 사람들이 근검절약을 한다. 비싼 외식비용 때문에 주로 집에서 식사를 하고 외식은 거의 하지 않는다. 그런데 한국은 외식비용이 싸고 음식도 맛있다. 그렇다 보니 한국에 와서는 밖에 나가 식사를 하는 경우가 많다.”
- 근검절약을 한다니.
“네덜란드에선 효율성을 중시한다. 싸고 좋은 것을 찾아 구매하려하고 과소비를 피하는 경향이 있다. 명품 옷을 입는 것을 자신을 과시하는 것으로 보고 부정적으로 생각한다.”
 
한국 문화에 적응하는 데 어려움이 있을 법도 하지만 오히려 그 문화를 즐기며 타지에서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는 그. 한국의 다양한 문화와 언어를 배우고 싶다고 하는 마크 요한슨 학생은 학기가 끝나고도 한국에 남아 여행을 할 예정이라고 한다. 그는 앞으로도 많은 나라를 거치며 아직 정해지지 않은 자신의 일을 찾아 나갈 것이다.
 
●한국의 이것에 반하다
“한국의 생동감에 반했다. 네덜란드는 죽어가는 경제에 사람들까지도 침체되어 있는데 한국은 모든 것이 활기차 보인다. 건물 곳곳에 걸린 대형 스크린들과 발전된 도시 속 사람들의 모습이 더욱 그러하다. 자신의 시간을 즐기며 활발히 움직이는 한국인의 모습이 사람 사는 세상에 살고 있다고 느끼게 해준다.
저작권자 © 중대신문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