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커버스커와 대학가요제
  • 중대신문
  • 승인 2013.10.13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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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수 ‘버스커버스커’로 연일 연예뉴스가 시끌벅적하다. 가을의 감성을 품고 돌아온 그들의 노래는 소위 말해 ‘차트 올킬’을 달성했고, 매번 버스커버스커라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많은 이들에게 회자되고 있다. 20~30대의 열렬한 지지 속에 며칠째 그들의 노래는 거리에 울려 퍼진다. 물론 노래가 정말 좋다. 그러다 문득 지금 이들의 인기는 어쩌면 시대상을 반영하는지 모른다는 생각을 해본다. 팍팍한 현실은 본인의 감정을 노래하고 사랑을 속삭이는 것을 어느샌가 쑥스럽게 만들고, 모든 이가 자신의 자리에서 묵묵히 일을 하게 만든다. 통기타와 청바지로 대표되던 대학생은 어느새 취업과 스펙강화로 관심사가 옮겨 간 지 오래다. 지금의 젊은 청춘들은 대리만족으로 자신의 감수성을 채우는 데 익숙해지는 듯하다. 버스커버스커의 폭발적인 인기요인 중 하나가 이러한 부분이란 생각이 스쳤다.
 
  이런 대학생들의 변화는 대중매체에도 영향을 미쳤다. 대학생들의 축제였던 대학가요제가 올해부로 폐지되었다. 학생들의 세상에 대한 느낌과 감성을 노래하던 긴 역사의 창구가 사라졌다. 어느새 이 부분은 경쟁과 서바이벌로 대표되는 오디션 프로그램으로 역할이 넘어간 지 오래다. 대학가요제를 단순히 가수의 등용문으로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다. 그러나 대학가요제의 존재는 프로그램이 아닌 대학생들의 의식과 문화를 엿보고 향유할 수 있는 축제의 장이라 혹자는 생각한다. 이러한 의미를 가진 소통의 장이 프로그램간의 시청률 경쟁 속에, 그리고 그 안에 담긴 의미가 한순간에 평가절하된 모습이 우리가 현재 누리고 있는 캠퍼스의 현실과 맞닿아있다. 문화적 향유보단 취업과 스펙으로 대두되는 학생들의 경쟁의 모습으로.
 
  예전 일학년 무렵 항상 이 시기에 해방광장을 비롯한 학교의 여러 장소는 동아리의 홍보 및 모집 장소로 북새통이었다. 1학기보단 덜했지만 이때에도 분명 동아리들은 인원확충에 열을 올렸고, 학생들 또한 관심이 많았다. 이러한 동아리는 대부분 문화 계통이었지만 지금은 사정이 다르다. 학생들이 관심 있어 하는 분야는 본인의 스펙과 능력을 업그레이드시켜줄 취업관련 동아리나 스터디이다. 학교 게시판은 문화 분야보단 이러한 동아리들의 홍보물로 가득하다. 물론 자기계발이나 본인들의 관심분야를 부정하는 건 아니다. 다만 이렇게 변해버린 사회가, 선택의 폭을 가두어버린 학생 본인들의 선택이 잠시나마 입에 쓴물이 돌게 한다. 거기에 그마저도 관심 없이 학과나 성적향상에 매진하는 학생들도 많다. 과거 기억엔 본인들의 관심 분야로 이야기를 하고 가끔은 이에 열을 올리는 학생들이 미소를 자아내게 했지만 지금은 토익이나 학과 성적, 교육의 질에 대한 이야기가 주류다. 학생이 배움에 있어 본분을 다한다는 건 당연히 긍정적이다. 그러나 문화에 대한 이야기 주제에 있어선 단순히 보고 듣고 느낀 것에 대한 이야기들뿐, 지금의 학생들은 문화의 생산보단 소비에 더 최적화되어있다. 힘들고 지친 일상에 위로받으려 할 뿐 본인들이 만들어 나가려는 모습은 어느새 찾기 힘들어졌다.
 
  과거 선배들이 말하던 ‘대학의 낭만을 즐겨’라는 이야기는 지금의 학생들에게는 어느새 철없는 노인네의 지나간 추억팔이가 되어버렸다. 우리는 초등학교부터 대학교까지 쉴 새 없이 달려왔고, 졸업을 하고 사회에 나가면 또다시 앞만 보고 달려야한다. 본인들은 아니라고 부정은 해도 마음 한구석엔 불안함과 초조함에 펜을 들고 책상 앞에 앉아있다. 학업을 등한시하자는 말은 아니다. 다만 조금만 여유를 가지고 지금 경험할 수 있는 문화를 조금만 더 즐겨보면 어떨까 싶다. 지금보단 세상을 보는 시야가 넓어지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마치 도움닫기를 하는 멀리뛰기 선수처럼.
김지운 학생
사회복지학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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