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학관 14층에 다시 서보며
  • 김영화 기자
  • 승인 2013.10.13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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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딱하기도 하지… 왜 그랬대요?” 
 법학관 3층의 유리문 앞을 서성이던 청소부 아주머니 두 분이 취재하고 있던 기자에게 물었습니다. 저 역시 그 이유에 대해 잘 몰랐던 터라 “아직 밝혀진 게 없다”고 말했습니다. 아주머니 두 분은 이것 저것 추측을 해보며 안타까운 표정을 지었습니다. 
 
 사람들은 이유를 궁금해 했습니다. 한 학생을 극단의 선택으로 몰고 간 상황이 도대체 무엇인지에 대해 말이죠. 일부에서는 이 학생의 나이를 두고 취업 비관이라는 추측을 내놓기도 했고, 중국인 유학생이라는 신분을 두고 외국인 차별이 있었던 게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습니다.
 
 지난 2일 밤, 소식을 듣자마자 저는 급하게 법학관으로 달려갔습니다. 법학관 14층 옥상에 올라가게 된 것은 그 이유에 대한 단서를 찾을 수 있지 않을까 해서였습니다. 차가운 옥상의 공기는 함께 간 기자들의 손을 서로 붙잡게 만들 정도였습니다. 마지막 발걸음이 닿았을 이곳에 기대어 그녀가 과연 취업의 실망감을 탓했을지, 차별의 서러움을 호소했을지 생각했습니다. 
 
 법학관 14층에 올라서 보니 빼곡한 흑석동의 집들이 한눈에 들어왔습니다. 어쩌면 굉장히 낭만적인 공간일 수도 있을 것입니다. 중앙대에서 가장 높은 곳. 흑석동이 모두 보이는 낭만적인 그 곳. 그녀가 몇 년간 다녔을 학교를 발아래 두고 정작 그녀는 무엇을 보았을까요. 너무도 평화로운 학교의 전경을 보며 그녀는 혹시 쓸쓸한 고독감을 느낀 것은 아닐까요.
 
 아찔함이 느껴지는 14층의 벽을 넘었던 건 아마 찰나의 순간이었을 것입니다. 그녀의 고독감을 짐작할 수는 없지만 그 순간 필요했던 것이 따뜻한 말 한마디, 주위의 온정이었던 것은 짐작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다시 찾은 법학관에는 그녀를 추모하는 흰 국화 몇 송이만이 자리하고 있었습니다. 학생들은 언제 그랬냐는 듯 각자의 삶을 살기에 바쁩니다.  그동안 우리는 죽음이라는 자극적인 이야기에만 예민했던 건 아닌지, 그 이유를 찾아 탓하기만 바빴던 건 아닌지, 또 다른 누군가의 고독함에는 불감증이 걸린 것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기자 역시 취재를 하며 정황 파악에 애썼습니다. 그녀를 궁지로 내몬 상황이 무엇인지에 대해 말이죠. 그러나 법학관 14층에 다시 서보며 생각했습니다. 14층의 높이,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그녀를 잡아줄 무언가가 필요하지는 않았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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