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돈만으론
물가 감당 어려워
임시방편을 찾다

휴대전화 소액결제와
부모님 명의 신용카드는
내 몫의 부담을 줄여준다

   알바 대신 선택한 것
  ‘월급 빼고 다 오른다’는 푸념은 비단 직장인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훌쩍 뛰어오른 물가는 대학생들의 용돈마저 위협하고 있다. 아무리 일한 만큼 벌 수 있다지만, 아르바이트로 생활비를 보충하는 데도 한계가 있는 법. 대학생들은 높은 물가를 피해 저마다 도피처를 찾고 있다. 그 중에서도 휴대전화 소액결제와 부모님 명의의 신용카드가 대학생 사이에서 ‘믿는 구석’으로 각광받고 있다. 당장의 통장 잔액을 지킬 수 있는 이른바 소극적 탈출법인 셈이다.

  조윤지 학생(가명·사범대)은 한 달에 한 번 휴대전화 소액결제를 애용한다. 소액결제는 인터넷으로 옷을 구매할 때 유용하다. 인증번호만 입력하면 금액 지불이 완료된다. 한도는 개인에 따라 상이하지만, 최대 30만 원까지 손쉽게 결제할 수 있어 소액에 제격이다. 조윤지 학생이 이렇게 휴대전화 소액결제로 쓰는 비용만 한 달 평균 7,8만 원 정도. 그는 아직 미성년자인 탓에 부모님 명의의 휴대전화로 옷값을 지불한다. 소액결제한 금액은 모두 부모님 앞으로 돌아간다.

  그렇다고 조윤지 학생에게 수입이 없는 것은 아니다. 과외를 통해 매달 30만 원 정도 안정적인 소득을 번다. 한 달에 30만 원은 용돈으론 적당하지만, 옷값처럼 한 번에 많은 돈을 써야 하는 경우엔 여전히 망설여지는 금액이다. “어쨌든 버는 돈에 한계가 있어요. 옷 말고도 써야할 곳은 많거든요.”

  대학생들이 휴대전화 소액결제보다 더 빈번히 사용하는 것은 바로 부모님 명의의 신용카드. 신용카드는 대학생 수준에서 충분한 한도인 데다가 결제를 모두 부모님이 대신해준다는 안정감이 있다. 대학생 사이에서는 부모님 명의의 신용카드를 사용하는 것을 가리켜 ‘엄카찬스(엄마 카드찬스)’, ‘아카찬스(아빠 카드찬스)’라 일컫는다.

  이하은 학생(교육학과 1) 역시 아버지 카드를 이용하고 있다. 일주일마다 5만 원씩 용돈을 받지만 새내기인 그에게 턱없이 부족한 금액이기 때문이다. 그는 주로 통학할 때 드는 교통비나 밥값을 아버지 카드로 결제하고 있다. “편도로 버스비만 2,100원인데, 거기다 지하철비까지 생각하면 돈이 제법 들어요. 밥값도 마찬가지고요.” 아버지 명의의 카드는 한 번에 큰 금액을 써야 할 때 유용하다. 새 학기마다 십만 원씩 들어가는 전공 교재는 용돈만으로 해결하기에 불가능한 수준인 까닭이다. 그러다보니 교재비는 오롯이 부모님의 도움을 받는다. 이하은 학생은 대학생과 밀접한 생활 물가가 너무 높다고 토로했다. “공부를 한다든가, 하다못해 시간을 때울 때도 카페를 가잖아요. 커피숍에서 지불하는 음료 값만 봐도 용돈만으로 생활하는 건 불가능해요.”

  대학생들은 아르바이트 대신 다른 방편을 찾았다. 그러나 이마저도 해결책이 될 순 없었다. 단지 내 몫이 아닐 뿐, 대학생의 물가 부담은 줄어들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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