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행만 놓고 봤을 때, 지난주 치러진 안성캠퍼스 축제 결과는 참혹했다. 앉아서 공연을 관람하는 사람은 손에 꼽을 수 있을 정도였으며, 학생회가 준비한 사업들 역시 저조한 참여로 취소되기 일쑤였다. 거리공연 역시 민망할 정도로 지켜보는 이 없었으며, ‘먹방’ 이벤트에는 총학생회 간부가 출전해 우승하는 일도 벌어졌다. 학생들은 일상과 다를 바 없이 수업이 끝나고 통학버스에 몸을 싣기에 바빴다. 소문도, 먹을 것도 없었던 잔치였던 것이다.
 
  안성캠퍼스 축제기획단은 이번 축제의 메인이벤트에서 유명가수 초청공연을 배제하는 파격적인 기획을 시도했다. 대신 학생들과 아마추어, 인디 아티스트들이 무대를 장식했다. 기획단의 기대와 달리 학생들의 반응은 차가웠다. 유명가수의 초청공연을 기대했던 일반 학생들에게는 이번 축제가 다소 실망스러웠을 수 있다.
 
  흥행에서는 실패했지만 대학축제를 대중문화가 아니라 대학문화로 채우고자 했던 축제기획단의 노력은 충분히 의미있는 시도였다. 그동안 대학축제기간이면 초청가수 중심의 대학축제를 우려하고 비판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중대신문 역시 ‘관습에서 벗어난 축제를 기대한다’(5월 20일자 사설)고 주장한 바 있다.
 
  주변대학들 역시 관습화된 축제 풍토를 바꿔보자 노력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책’, ‘복고’ 같은 주제를 메인 테마로 삼거나 지역사회와 연계하기도 한다. 첫술에 배부를 수는 없다. 변화를 시도한 안성캠 학생회에 응원과 지지의 박수를 보내며, 내년 축제는 대학의 특색이 묻어나면서 흥행까지, 두 마리 토끼를 다 잡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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