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시대이자, 최악의 시대였다. 지혜의 시대이자, 어리석음의 시대였다. 믿음의 시대였지만 믿을 수 없었고, 빛의 계절이었지만 암흑의 계절이었다.”
 
 영국 작가 찰스 디킨스의 역사소설 ‘두 도시 이야기’의 서문이다. 디킨스는 ‘두 도시’ 런던과 파리를 배경으로 18세기 말 프랑스혁명 당시 시대상을 그려낸다. 안정적인 삶의 터전 런던과 갈등의 전초전 파리는 극명하게 대비되는 공간이다. 작품 속 ‘두 도시’의 확연한 대비는 프랑스혁명 직후 등장했던 공포정치의 실상을 부각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과거 ‘두 도시 이야기’가 있었다면, 지금은 ‘두 캠퍼스 이야기’가 존재한다. 인사캠과 자과캠이 각각 서울과 수원에 있는 우리 학교를 두고 하는 말이다. 문과와 이과라는 학문적 차이에 물리적 거리까지 더해지면서, 캠퍼스 간 단절은 고질적 문제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학생대표자회의가 열릴 때면 어김없이 목격되는 캠퍼스 간 불통 현상은 ‘두 캠퍼스’의 거리감을 드러낸다. 올해도 마찬가지였다. 물리적 한계로 인해 우리 학교 전체학생대표자회의(전학대회)는 매 학기 각 캠퍼스에서 별도로 이뤄진다. 그러나 물리적 거리의 영향력은 회의 개최 시기 및 장소에만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각 캠퍼스 전학대회에서 상정되는 안건 역시 개별적으로 상정되고 있는 것이다. 바로 여기서 문제가 발생한다. 양 캠퍼스에서 함께 논의돼야 할 안건이 특정 캠퍼스에서만 다뤄지는 현상이 빈번하게 나타나서다. 1학기에 상정 및 가결된 자과캠의 ‘총학생회 선거 개표를 위한 투표율 요건 유동화안’과 인사캠의 ‘신 캠퍼스 추진 사업 관련 전학대회 의결 권고안’, ‘학과 학생회장 장학금 인상안’이 그 예다. 2학기 자과캠 전학대회에서 논의됐던 ‘학생회 공동선거 진행안’ 및 ‘등록금 책정 기준 학생 공개안’ 역시 유관한 사안임에도 인사캠 전학대회에선 다뤄지지 않았다.
 
 양캠 간 단절 현상은 이벤트가 아닌 일상이다. 각 캠퍼스에서는 상이한 총학생회칙(회칙)이 적용되고 있다. 그러다 보니 혼란도 발생한다. 일례로 8월 26일 연석중앙운영회의를 진행하기 위해 양캠 중앙운영위원이 한자리에 모였으나 캠퍼스별로 회칙에 명시된 의결 기준이 달라 논의를 진전시키지 못한 채 해산하기도 했다. 임기를 두 달 남짓 남긴 2학기를 시작하고 나서야 양캠에서 ‘총학생회칙 개정안’을 전학대회에 상정한 계기다. 한편 각 캠퍼스 총학생회는 공통 홈페이지도 운영하지 않고 있다. 각 총학생회는 별도의 페이스북 페이지를 관리하고 있으며, 홈페이지는 자과캠 총학생회만 보유하고 있다. 선거 당시 러닝메이트로 출마해 ‘하나의 선본’을 외치던 것과 대비되는 총학생회의 운영 방식이다.
 
 상이한 안건, 상이한 회칙, 상이한 소통. ‘두 캠퍼스 이야기’는 우리 학교가 당면한 현실이다. 이는 ‘이원화 캠퍼스가 아닌 특성화 캠퍼스’라는 학교의 외침을 무색하게 만들고 있다. 진정 ‘하나의 성대’를 꿈꾼다면, 캠퍼스 간 간극을 줄이기 위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정지은 편집장
성대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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