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호(1801호) 중대신문은 ‘개혁의 바람 교수를 향하다’라는 제목으로 대학본부와 교수(협의회)의 갈등을 톱기사로 취재했다. 연구년 교수 하향조정과 업적평가 기준변경 등 쟁점이 된 이슈에 대한 상세한 설명과 분석으로 4∼5면을 할애했다. 사설과 중앙시론도 관련 내용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소위 ‘개혁안’을 둘러싼 설왕설래와 밀고 당김이 작금 우리 대학에 몰아치는 폭풍의 눈임에 틀림없다.
 
  이 ‘뜨거운 감자’에 접근하는 중대신문의 시각을 살펴보자. 편집장은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서도 학생사회는 조용’하다고 진단하고, 사설에서는 “공론장은 의외로 조용하고…반대하는 교수들은 ‘성난 침묵’으로 입장을 표명하는 듯하다”고 관찰한다. 교육·연구의 자율성을 수호하려는 교수들과 대학경영의 효율성을 강조하는 본부 사이의 이해관계 충돌의 빛깔과 파장을 가능한 정확하게 전달하려는 중대신문의 노력이 엿보인다. 보직교수의 견해를 그대로 받아적는 데 만족하지 않고, 신문사 자체 여론조사와 교육부 관계자 인터뷰를 통해 ‘또 다른 사실’을 꼼꼼히 기록한다.
 
  지난 호 제1면 편집형식에서도 중대신문의 신중한 고심이 묻어난다. 톱기사 오른쪽에 배치된 표절교수를 고발하는 기사와 하단의 교내 비정규노동자들의 노조출범식 뉴스가 흥미롭게 어울리거나 혹은 어긋난다. 개혁·처벌·표절·노동·저항 등의 기묘한 (부)조화의 키워드에 투영되는 시대정신과 대학의 존재이유는 과연 무엇일까. 수상하고도 위험한 이 시절이야말로 교내여론 중심 공론장으로서의 중대신문의 책임과 중요성이 빛나야 할 역사적 순간이다. 익명의 누리꾼들이 맹활약하며 ‘여론을 만들어가는’ 중앙인 커뮤니티에 우리 대학의 주요 현안을 투명하게 소통하고 논쟁하는 광장의 역할을 맡길 수는 없기 때문이다.
육영수 교수
역사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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