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업을 마치고 청룡연못 앞에서 만난 황채의 학생.

고등학생 시절, 샤이니 팬클럽 대표로서 참가한 K-POP 대회에서 우승을 거머쥐었다는 그녀. 한류열풍은 말레이시아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 한국에 관심을 갖게 되는 경로는 각기 다양하지만 황채의 학생(신문방송학부 1)은 K-POP에서부터 한국 사랑이 시작 됐다고 한다. 

-말레이시아에서의 한류 열풍은 어느 정도인가.
“한류가 굉장히 인기가 많다. 한국의 노래는 물론이고 예능, 영화, 드라마까지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한류 때문에 실제로 한국어를 배우거나 한국으로 유학을 결심하는 학생들이 많아졌다.” 
-K-POP대회에서 1등을 했다고.
“한국의 아이돌별로 팬클럽이 있는데 팬클럽별 대표들이 나와서 ‘한국의 대통령은?’과 같은 문제를 푸는 대회였다. 거기서 1등을 한 거다.(웃음) 이후에 한국에 대해서 더 많이 알고 싶어졌다.”
-한국에 대한 관심이 상당한데.
“사실 처음에는 한국이 어떤 나라인지 몰랐다. 고등학교 2학년부터 3년간 다닌 춤 학원에서 어느 날 학원 선생님이 한국 노래를 추천하더라. 그때 처음 들었던 노래가 소녀시대의 ‘다시 만난 세계’였다. 노래가 정말 좋았다.(웃음) 자연스레 다른 한국노래와 예능 프로그램을 을 많이 찾게 됐다.”
-한류가 한국으로의 유학을 결심하게 된 결정적인 이유가 된 건가.
“고등학교 친구들 대부분이 주로 영국, 미국, 호주로 유학을 가는데 나는 좀 특별하고 싶었다. 대만과 한국을 두고 고민하다가 마침 한국에 관심이 있기도 했고 방송관련 꿈을 위해 한국행을 결심했다.”
-방송관련 꿈이라면.
“방송제작을 하는 것이 꿈이다. 말레이시아는 영화나 드라마보단 라디오가 굉장히 발달했다. 어렸을 때부터 라디오를 밤낮으로 들었다. 자연스레 방송 제작에 호기심이 생기던 때 마침 한류가 들어 온 거다. 한국 가수들의 무대는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드라마는 어떻게 만드는지 등의 한국의 방송문화가 궁금해졌다.”
-졸업 후엔 말레이시아로 돌아가나.
“가능하다면 한국에서 일하고 싶다. 특히 CJ E&M이라는 회사에 관심이 있는데 영화, 드라마, 예능 등 다양한 분야를 제작한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한국에서 방송제작가가 되고 싶은 큰 꿈을 품고 이곳에 온 지도 어느덧 2년. 타지에서의 생활이 힘들 때마다 스스로에게 한 약속을 생각하며 마음을 다 잡았던 그녀는 올해로 22살이지만 신문방송학부 13학번 새내기로 입학했다. 중앙대에 입학하기 전 서울대 언어교육원에서의 생활로 한국어 실력도 수준급이다. 
-한국에서의 생활에 어려움이 많았다고.
“처음엔 한국어 실력이 많이 부족하기도 하고 한국의 급한 분위기 탓에 수업을 따라가는 게 가장 어려웠다. 친구는 없고, 말은 잘 안 나오고. 그런데 마음을 바꿔서 한국인 친구들에게 먼저 다가가려고 노력하다보니 이번학기부터는 전에 겪었던 어려움을 많이 극복했다. 덩달아 요즘엔 말도 빨라지고 성격도 급해졌다.(웃음)”
-알고 보니 5개 국어에 능통하다고.
“말레이시아는 말레이시아계, 중국계, 인도계 사람이 함께 살고 있는 다민족 국가다. 공용어인 말레이어는 물론이고 영어도 꼭 배워야 하는 언어다. 그 외에 나는 중국계 말레이시아인으로서 중국어와 광둥어도 배우게 됐다.”
-인구 구성이 굉장히 신기하다.
“말레이시아계가 50%, 중국계가 30%, 인도계가 15%정도 있다고 보면 된다. 나머지 비율은 말레이시아에 원래 살고 있던 원주민이다. 2차 세계대전부터 세 나라의 사람들이 들어와 살게 됐는데 말레이시아 사람이 가장 많아서 이름이 말레이시아로 붙여지게 됐다고 한다.”
-한 나라에 서로 다른 종족이 함께 지내다보면 불화도 있을 것 같은데.
“아무래도 한민족이 아니기에 가끔씩 마찰이 일어나기도 하지만 인종은 달라도 국가는 같다는 생각에 큰 문제는 없다. 정부에서도 ‘원 말레이시아’ 정책을 펴는 등 세 종족의 조화와 화합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원 말레이시아’ 정책이라니.
“여러 인종이 한 나라 안에서 공존하면서 발생하는 불협화음을 최소화하고 모두가 하나의 말레이시아를 지향하자는 캠페인 식 정책이다. 현재 말레이시아에서는 이슬람교, 힌두교, 불교 등으로 종교도 다양하다. 그렇지만 각자의 종교와 생활방식을 존중하고 있다. 실제로 말레이시아에 가면 힌두교 사원 바로 옆에 불교사원이 있을 정도다.(웃음)”
-종교에 따라서 금기시하는 음식도 있을 텐데.
“말레이시아에는 ‘하라’라고 불리는 음식이 있다. 돼지고기가 들어가지 않는 음식인데 심지어 돼지기름을 쓰지 않는 것들도  ‘하라’라고 부른다. 이슬람교에서는 돼지고기를 먹을 수 없기 때문에 이슬람교를 믿는 말레이시아 사람들은 이 음식을 제외하고는 다른 음식은 먹지 못한다.”
-술 문화도 굉장히 엄격하다고 들었다.
“말레이시아에서는 술을 잘 마시는 않는 편이다. 술을 마시는 것을 좋지 않게 생각하는 경향이 많다. 중국계 사람들은 가끔 연례행사로 와인 같은 술을 마실 뿐이다. 반면에 한국에서는 술을 일상적으로 마시는 분위기라 놀랐다. 특히 OT나 MT에서 게임을 통해 우승선물로 술을 주는 게 가장 신기했다.(웃음)”
 
1년 내내 무더운 날씨인 말레이시아에선 볼 수 없는 한국의 4계절을 만끽한다는 황채의 학생은 요즘엔 선선한 가을 날씨를 즐기고 있다고 한다. 앞으로도 다른 나라에서의 생활이 쉽지만은 않겠지만 꿈을 위해 노력하는 그녀의 앞날이 화창하기를 바란다.
글·사진 

●한국의 이것에 반하다
“한국인의 헌신적인 마음가짐에 반했다. 한국은 다들 한민족이라고 생각해서인지 상대가 어려운 일에 처했을 때 발 벗고 도와주는 마인드가 있는 것 같다. 말레이시아도 이런 마인드를 조금 더 가진다면 ‘원 말레이시아’를 보다 잘 이룰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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