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축제의 계절입니다. 너도 나도 왁자지껄한 가운데 지난주엔 인문대와 사회과학대의 공동기획 축제인 ‘인사전’이 성황리에 끝났다고 합니다. 이어 학내 건물 곳곳에 부착돼 있던 재미난 주점 포스터들도 눈에 띕니다. 귀여운 머리띠를 하고 총총거리며 학내를 누비던 여학생은 아마 주점을 준비하던 중일 테지요.
이번주 안성캠에서 열리게 될 카우리발 축제가 그 정점을 찍을 것 같습니다. 이번에는 작년과 달리 초특급 인기가수를 부르지 않고 학생들이 주도적으로 만들어나가는 축제라고 하니 그 의미가 더욱 특별해 보입니다. 5월이면 끝날 줄 알았던 축제분위기가 다시 샘솟아서 일까요. 캠퍼스를 오가는 학생들의 환한 미소가 퍽 부럽습니다.
한편에서 학생들이 축제의 즐거움을 만끽하고 있었다면 다른 한편에선 학생들의 무관심에 부딪힌 학내 구성원들이 있었습니다. 당장 이번호 4-5면에 실린 ‘대학본부 제도개편’에 따른 본부와 교수 간의 갈등은 주요 일간지에도 보도될 만큼 뜨거운 감자였습니다. 지난호(1800호) 1면 기사에서도 보도한 바 있고 중앙인에서 논란이 된 적도 있지만 어째 학생들이 그닥 관심이 없어 보이는 것은 서늘해진 날씨 탓에 기분까지 서늘해진 탓일까요.
관련된 설명을 조금 더 보태자면 갈등을 빚고 있는 부분은 크게 네 부분입니다. 업적평가의 기준을 상향하는 것과 의무 복무 기간의 연장, 연구 부진 교수에 대한 페널티와 의사소통 과정입니다. 양측의 주장은 팽팽합니다. 사안에 따라 입장이 나뉘다보니 어느 한 쪽의 편을 드는 것 역시 어려워 보입니다. 물론 학생들은 당사자가 아니니 전면에 나서기 어렵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하나는 분명해보입니다. 중앙대에 변화의 소용돌이가 연이어 몰아치는 가운데 이번엔 학생사회가 생각보다 조용하다는 것 말입니다.
또 다른 한편에서는 중앙대에서 근무하고 있는 청소·시설 노동자들이 서울캠 중앙마루 앞에서 공공운수노조 서울경인지역공공서비스지부(서경지부) 중앙대분회의 출범식을 열었습니다. 중앙대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실태조사를 펼쳐 노동조합 출범의 단초를 제공한 몇몇 학생들의 용기에 박수를 쳐주고 싶습니다. 감히 그 누구도 나서지 못한 일에 뛰어들어 감히 그 누구도 말하지 못한 일을 해내고야 말았으니까요.
그러나 이역시도 몇몇 학생들과 청소·시설 노동자들의 축제로만 남게 될까 걱정이 앞섭니다. 대학본부에서는 용역업체와 계약된 분들이기 때문에 중앙대의 노조로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고 용역업체에서는 아직 입장표명을 하지 않은 상태입니다. 출범식이 열리던 날 서울캠 중앙마루 앞을 지나가던 학생들의 표정에서는 그 어떠한 변화도 찾을 수 없었습니다.
가족처럼 작은 집단도 갈등이 발생할 때엔 가족회의를 엽니다. 그런데 중앙대 가족들은 회의는커녕 서로에게 관심조차 없어 보입니다. 관심보다 무관심이 더 무섭다는 말이 있듯 서로에게 조금만 더 관심을 가져보는 것, 어떨까요. 다음 주엔 보다 따뜻한 이야기가 넘실거리는 신문을 만들 수 있길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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