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주년 기념관 및 경영경제관 기공식’이 지난 2일 서울캠퍼스 대운동장에서 거행됐다. 개교 100주년을 앞둔 시점에서 특히 기념관은 명문사학 중앙대학교의 역사를 담아내는 시설물이라는 점에서 기대가 크다. 하지만 기념관의 규모나 운영 계획에 대해서는 아직도 알려진 바 없는지라, 이 참에 제안 하나 하고자 한다. 기념관의 기능을 복합기능의 전시관으로 확대해서 시각예술분야의 전당으로 업그레이드하자는 것이다. 기념관과 전시관은 모두 소장품을 전시하는 공간이라는 점에서 다르지 않지만 기능면에서 큰 차이를 보인다. 기념관이 과거를 기리는 공간이라면 전시관은 미래지향적 공간이다. 100주년기념관 프로젝트를 상설전시실과 기획전시실로 이원화하고 상설전시실은 중앙대학교의 역사를, 기획전시실에서는 예술과 경영·공학·의학이 만나는 융복합형 전시사업을 추진한다면 좋을 것이다. 
 
100주년 기념관 계획이 미술, 사진, 디자인, 뉴미디어 장르를 포함하는 복합전시관으로 업그레이드 될 때 거둘 수 있는 기대효과는 다음과 같다. 우선 현재 공연장 중심으로 운영되는 아트센터와 더불어 시각예술 전문 전시관이 확보됨으로써 종합예술대학의 위상을 한 단계 끌어올릴 수 있다. 또한 100주년 기념관의 과거기록 중심의 유물을 미래지향적 차원의 기획전시로 재해석해 내는 다양한 학문단위가 융합된 시각예술문화 생산의 실험실로 키울 수 있다. 그리고 학내의 구성원들에게 필요한 다양한 유형의 교육연계 전시회와 해외 대학과의 교류전을 제대로 추진해 국제화에 기여 할 수 있다. 이외에도 전시관의 전문적인 운영은 교내에 흩어져 있는 미술품들을 종합적으로 관리하여 자산으로 등재할 수 있고, 대관이나 유료 전시회를 통해 선순환구조를 창출할 수도 있다. 중앙대학교는 전시관 사업에 참여할 조형예술 분야의 교수진과 동문예술가를 보유하고 있으며 대학원에 첨단영상과 예술경영 분야의 학과와 인적자원은 사업의 타당성을 보장해 준다. 융합예술문화를 펼쳐나갈 공학과 인문학 분야의 소프트웨어는 풍부하나 이를 실천할 하드웨어로서 시각예술분야의 기반시설이 취약한 것이 우리대학의 현실이다.   
 
문화적 환경의 변화에 따라 국내의 주요대학들은 전시관 설립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2005년에 신축한 서울대미술관, 2007년에 신축건물에 자리잡은 홍익대현대미술관 등은 이화여대나 고려대의 대학박물관과 더불어 대학이미지를 선도하는 전시관으로 알려져 있다. 정부도 학예인력 지원사업과 특별전시 지원사업의 범주를 대학미술관과 대학박물관에도 적용해 실행하기 시작했다. 대학평가의 요소에 미술관이나 박물관을 포함시키려는 노력도 정책적으로 검토되고 있다. 세계적 명문사학으로의 전환기에 중앙대학교가 취할 사업들이 적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모든 기회가 언제나 주어지는 것이 아니며 미루지 말고 선점해야 할 일들이 있다. 흑석동 캠퍼스에 마지막으로 건립되는 대형건축물에 전시관을 마련하는 일은 예술계열의 르네상스를 위한 재단의 지원의지를 확인하는 길이기도 할 것이다. R&D센터에서 법학관에 이르는 지성의 명수대에 예술의 향기를 공급하는 명실상부한 문화발전소를 세우는 계획은 기쁘지 아니한가.
김영호 교수(미술학부 서양화전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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