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미 올티즈 학생(경영전공)은 오늘도 한국 학생들에게 영어를 가르치기 위해 중앙도서관 2층 E-Lounge로 향한다. 한국 학생들의 영어 선생을 하면서 한국에 있은 지도 벌써 6개월째다. 한국에서 생활한 지 반년밖에 안됐지만 한국드라마를 통해 우리문화를 미리 접했던 야미 학생. 한국에 오기 전부터 한국이 친숙했던 그녀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E-Lounge에서 한국학생들과 공부하고 있는 야미 학생.
-한국엔 어떻게 오게 됐나.
“고등학생 때부터 해외유학을 가는 게 꿈이어서 샌프란시스코 주립대에 진학했다. 대학교 3학년 때 교환학생 상담을 받았는데 상담원이 한국대학을 추천하더라. 전공인 국제경영과 연계된 과목이 많았기 때문이다. 이외에 평소 한국문화를 많이 접했던 것도 한국행 결정에 한 몫 했다.”
 
-한국문화를 접했다니.
“유독 한국드라마를 좋아하는 이모가 한국드라마를 보여준 적이 있었다. 그 드라마가 바로 <내 이름은 김삼순>이었다. 얼마나 재밌나 싶어 한번 봤는데 정말 재밌었다. 그 이후로 <커피프린스 1호점>, <시크릿 가든>, <해를 품은 달> 등의 한국드라마를 꾸준히 챙겨봤다. 요즘은 김수현의 열혈팬이다.(웃음)” 
 
-한국드라마의 매력은.
“한국드라마는 배우들의 연기나 극의 구성이 미국드라마와는 완전히 다르다. 특히 모든 드라마에서 로맨스 코드가 빠지지 않더라. 그리고 미국의 경우엔 상대방을 비하하는 유머가 많은데 한국드라마는 훈훈한 유머를 많이 보여주는 것 같다.”
 
-주변에 한국인 친구들은 없었나. 
“미국 대학에서 아시아계 친구를 많이 사귀었다. 한국인은 아니었지만 한국문화에 관심이 굉장한 친구들이었다. 그 친구들과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여러 한인 식당을 탐방하곤 했다. 솔직히 김치는 입맛에 맞지 않았지만 비빔밥이나 잡채는 정말 맛있었다.”
 
 항상 연출된 드라마 속 장면들만 봐서일까. 야미 학생이 직접 접한 한국의 모습은 사뭇 달랐다고 한다. 3년 동안 미국에서 대학생활을 한 그녀에게 한국의 대학문화는 항상 새로움의 연속이었다. 
 
-드라마에서만 보던 한국을 실제로 보니 어땠나.
“처음엔 좀 무서웠다. 도로 위에서 운전자들이 상당히 거칠게 운전하더라. 운전자들이 운전 실력에 자신이 넘치는 것 같았다. 반대로 좋았던 점이 있다면 낮밤이 딱히 다른 것 같지 않다는 것이다. 미국에선 술집이나 클럽들이 새벽 2시면 무조건 문을 닫는다. 그런데 한국은 24시간이 아닌가. 그런 의미에서 한국은 음주를 즐길 수 있는 환경이 잘 조성돼 있는 것 같아 신기하다.”
 
-한국 대학의 음주문화에 놀랐다고 들었다.
“한국학생들이 1학년 때부터 술을 마신다는 사실에 놀랐다. 미국에선 21세 이하는 술을 마실 수 없는데 현역으로 입학하는 대부분의 미국학생들은 21세 이하다. 그래서 술을 마시는 1학년 대학생들을 거의 볼 수 없다. 한번은 중앙대 축제기간에 주점을 간적이 있었는데 어려보이는 친구들이 술을 마시는게 눈에 띄더라. 재밌는 광경이었다.”
 
-한국학생들의 특징을 꼽자면.
“한국생활을 반년 가량 하면서 한국학생들에게 두 가지 특징을 찾을 수 있었다. 첫째는 한국학생들이 학기 초반에는 수업에 집중을 하지 않는 것이다. 그런데 신기한 건 시험기간이 되면 수업시간에 초인적인 집중력이 생기더라. 특히 1,2학년 학생들이 유독 그러는 것 같다. 미국학생들의 경우 정반대다. 초반엔 필기도 하고 질문도 하면서 수업에 집중하는데 후반에 갈수록 학기 초반의 다짐이 약해지는 편이다.”
 
-두 번째는 무엇인가. 
“한국학생들이 패션에 굉장히 민감하다는 것이다. 미국학생들은 패션에 정말 둔감하다. 수업 때 잠옷을 입고 오는 학생들도 있을 정도다. 한국의 경우 학생들이 언제나 완벽한 패션을 유지하려는 것 같다. 반년 동안 한국남자들의 패션을 지켜보면서 느낀 건데 바지들이 정말 알록달록하다. 핑크색도 있고 흰색도 있고 초록색도 있고. 가끔씩 Good Morning, Cup of Coffee라고 써져 있는 티셔츠들이 보일 때면 너무 귀엽다.(웃음)” 
 
 그녀가 본 한국학생들은 모두 패셔니스타에 풍류를 즐길 줄 아는 재밌는 사람들이었다. 그러나 그녀는 한국학생들을 가르치면서 그들에게 또 다른 면모를 발견했다고 한다. 중앙도서관 E-Lounge에서 그녀가 한국학생들과 교류하면서 느낀 점들에 대해 들어봤다.
 
-학생들을 가르치는 일은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 
“중앙대에서 교환학생들을 상대로 영어 과외알바를 뽑은 적이 있었는데 사실 처음엔 돈이 필요해서 지원하게 됐다. 그러나 이 일을 하면서 한국인 친구들도 많이 사귀고 가르치는 학생들의 영어실력도 좋아져서 보람을 느끼고 있다.” 
 
-한국학생들의 실력은 어떤가.
“실력이 굉장히 좋다. 그럼에도 한국친구들을 보면 자기 자신이 잘해도 항상 불만족스러워 하는 것 같다. 독해나 듣기 실력에 비해 회화에서 어려움을 느끼는 학생이 많은 것은 사실이다. 그런데 한국인들은 필요이상으로 회화능력을 영어실력의 절대적인 기준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 편이다. 그 정도 실력이면 조금은 여유를 가져도 되지 않을까 싶다.”
 
 야미 학생은 한국에서의 교환학생을 마치고 미국에 돌아가면 취업준비에 매진할 계획이라고 한다. 좋은 직장을 구해 안정적인 삶을 살고 싶은 게 그녀의 꿈이다. 만약 취업이 어렵다면 차선책으로 미국에서 작게나마 레스토랑이나 카페를 차리고 싶다는 그녀. 앞으로 남은 6달 동안의 한국 생활이 꿈을 이룰 수 있는 밑거름이 되기를 응원한다.
 
글·사진 최현찬 기자 hcc@cauon.net
 
●한국의 이것에 반하다
“한국의 오락 문화에 반했다. 예전만큼은 아니지만 가끔씩 한국드라마나 영화를 본다. 특히 요즘은 한국의 예능에 빠져 있다. 런닝맨 같은 쇼프로는 미국에선 볼 수 없는 재미있는 프로그램이다. 앞으로 언제 어디서든 한국의 쇼프로를 챙겨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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