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기가 시작되었음을 알리는 신호는 시끌벅적한 캠퍼스 뿐 아니라 어김없이 학교 한켠에 놓인 중대신문이었다. 개인적으로는 학교를 다니면서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중대신문 덕에, 변신을 시도하는 중대신문을 보는 것도 학교를 다니는 작은 즐거움 중 하나이다. 이번학기 역시 중대신문이 스스로에 대한 두려움 없는 변화를 보여주는 것 같아 애독자로서 감사드린다. 
 
  이번학기에 주목할 만한 변화는 중대신문이 기존에 ‘팩트전달’에 지나치게 몰두하면서, 거시적인 의제 설정에는 부족한 점이 있었다는 평가를 적극적으로 받아 안은 것인지 스스로 의제를 형성하고자 하는 노력이 보인다는 점이다. 가계곤란 장학금을 확대하자는 ‘2013 중대신문 아젠다’면은 ‘대놓고’ 중대신문이 학우들에게 이야기하고자 하는 바를 명확하게 보여주고 있으며, ‘20대는 알바생이다’ 기획 역시 청년노동의 문제를 이야기하고 싶은 중대신문의 노력이 잘 전해지고 있다. 
 
  다만 중대신문이 ‘어떤 이야기를 할 것인가’에 있어 조금 더 치열한 고민이 필요하다. 가령 중대신문이 의제로 설정한 가계곤란 장학금 확대는 현실적인 장학금 수혜를 높이기 위해 좋은 방편일 수 있다. 하지만 의제 설정과 논쟁을 만들어내는 대학언론의 기능에 비해 너무 협소하고 기술적인 문제를 중심으로 접근한 것으로 보인다. 조금 더 심하게 말하면, 아젠다 설정이라기보단 학교 장학정책을 홍보하는 정도에 그친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이러한 시도가 의도치 않게, 높은 등록금 문제를 은폐하고, 문제의식을 장학금 수혜율 문제 정도로 협소화 할 수도 있다는 점에서 우려스러웠다. 오히려 장학제도를 분석하고 알리는 것보다 등록금 자체가 높은 이유를 심층적으로 분석하고, 이에 대한 여론을 만드는 시도가 대학언론의 정도(正道)이지 않을까.
 
 
박준성 학생(정치외교학과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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