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통을 매고 물속을 유영하고 있는 주진영 학생.
  거대한 바위와 아찔한 절벽은 웅장함을 그려내고 다양한 생물체의 움직임은 자유로움마저 느끼게 한다. 거문도 앞 바다에서의 다이빙은 주진영 학생(경영학부 2)과 바닷속 세계의 첫 만남이었다. “정신이 없었어요. 무섭기도 했죠. 그런데 눈앞에 펼쳐진 바닷속 모습은 정말 아름다웠어요.” 첫 발을 내딛던 순간의 두려움은 이미 잊혀진 지 오래였다.
 
  어릴 적 다큐멘터리를 통해 보게 된 수중 영상에 그는 눈을 뗄 수 없었다. 물 속은 마치 다른 세계 같았고 영상 속 스쿠버다이버의 모습은 매우 흥미로웠다. 남들과는 조금 다른 취미를 찾던 그에게 스쿠버다이빙은 충분히 매력적이었다. 대학생이 되던 해, 그는 마침 학교에 스쿠버다이빙 동아리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 길로 망설임 없이 동아리실 방문을 두드렸고 그렇게 그는 스쿠버다이빙을 시작하게 되었다.

  동아리 활동을 하며 1년 동안 받은 스쿠버다이빙 교육만 수 차례. 그러던 지난 2월, 동아리 사람들과 스쿠버다이빙을 즐기러 필리핀을 방문했다. 그곳에서 우연찮게 리조트 매니저로 일 해보지 않겠냐는 제의를 받게 된다. 길게 고민할 필요도 없었다. 한국에 돌아오자마자 휴학계를 내고 보증금을 빼 비행기 표를 마련했다. 누구도 쉽게 경험해볼 수 없는 필리핀 생활이 시작된 것이다. 그가 맡은 일은 스쿠버다이빙을 즐기러 오는 교육생들을 가르치는 강사 역할을 하는 것. 일을 하면서 실제로 강사자격증 취득에 성공한 그는 어엿한 전문 스쿠버다이버가 되었다.

  물을 무서워하던 사람도 그와 함께라면 물 속 세상을 구경하는 것이 어렵지 않았다. 차츰차츰 물과 친해지며 공포감을 극복해 나가는 모습에 그 역시도 뿌듯함을 느꼈다. 다른 누군가에게 도움의 손길이 되어줌과 동시에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면서 보고 듣는 모든 것들이 고스란히 남아 그만의 특별한 스펙이 되었다. 갑작스럽게 시작된 타지 생활이 생각보다 만만치 않았지만 값진 시간을 보내고 한국으로 돌아온 지금 그는 전보다 더 성장해있음을 느낀다고 한다.

  수다스럽고 장난기 넘치던 주진영 학생은 한층 의젓해진 모습으로 학교에 돌아왔다. 강사생활 덕분이었을까. 행동 하나하나마다 제법 무게가 느껴졌고 사람들 앞에 당당히 선 그의 모습에서 자신감도 찾아볼 수 있었다. 지금의 모습으로 성장하기까지 우여곡절도 많았지만 그는 “누구도 해볼 수 없는 일을 해봤고 그로써 많은 것을 얻었다”고 말한다.

  무려 4~500번의 다이빙을 했다. 각양각색의 생물체는 물론 보기 드물다는 상어도 발견했다. 이제 물 속이 편안하기까지 한 그는 심지어 물 속에서 잠이 들거나 꿈을 꾸기까지 했다고 한다. 호흡기를 통해 귓가에 생생하게 들려오는 숨소리는 자신이 살아있음을 보여주는 것만 같았다. 숨소리만 들리는 고요함 속에서 그는 보이는 것에 더욱 집중할 수 있었다.

  지구의 80%를 차지하고 있는 물. 아직 뛰어들 바다가 많다는 의미다. 앞으로도 그는 다양한 바다에서의 스쿠버다이빙을 기대하고 있다. 공기통을 매고 바다를 향하는 순간이 주진영 학생에겐 더할 나위 없이 즐거운 시간이다. “물 속은 힘들거나 지칠 때 몸을 맡길 수 있는 유일한 곳이에요”라고 말하는 그의 표정에서 스쿠버다이빙에 대한 애정을 확인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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