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덟 단어』 박웅현 저 / 북하우스 / 240쪽

 한 프로그램에서 진행자가 묻는다. “박 대표님은 계획이 뭡니까?” 광고인 박웅현이 대답한다. “없습니다. 개처럼 삽니다.” 개는 밥을 먹으면서 어제의 공놀이를 후회하지 않고 잠을 자면서 내일 어떻게 꼬리를 흔들지 걱정하지 않는다. 그래서 저자는 외친다. “개처럼 사세요!”

 『책은 도끼다』, 『인문학으로 광고하다』의 저자 박웅현이 인생의 키워드를 담아낸 『여덟 단어』를 들고 나타났다. 광고사 TBWA KOREA의 ECD(수석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인 그는 ‘한국 광고계의 스티브 잡스’라는 별명을 가진 대단한 광고 천재다. 특히 기존의 광고 철학을 뒤집어 인문학을 접목할 만큼 혁신적인 괴짜다. 자본주의의 욕망이라 천대받던 광고의 가치를 한 단계 높여준 것도 바로 그다. 대표적인 작품으로는 SK텔레콤 ‘현대 생활 백서’, 던킨도너츠 ‘커피 앤 도넛’ 등이 있다.

 저자는 두 달 동안 이십여 명의 20, 30대들을 만나 살아가면서 꼭 생각해봐야 하는 것들이 무엇인지 물었다. 그 시간의 결과물로 자존, 본질, 고전, 견, 현재, 권위, 소통, 인생이라는 여덟 가지 키워드가 나왔다. 그중에서도 ‘현재’라는 키워드에서 그의 진지한 고민이 돋보인다. 개처럼 살라는 말도 그런 이유에서다. 현재에 집중하지 않으면 뒤를 돌아보게 된다. 저자도 현재의 모습에 만족하지 못해서 고민한 적이 있었다. 이민을 가야 했나, 판사나 방송국 PD가 돼야 했나, 아들을 입양해볼까 하는 생각 때문에 현재에 집중할 수 없었다. 지나간 기회를 돌아보니 ‘정답’은 멀어져 갔다. “모든 선택에는 정답과 오답이 공존합니다. 그러니 어떤 것이 옳은 것인지 고민하지 말고 선택을 해봤으면 합니다.” 저자는 고민 끝에 깨달았다. 사람은 항상 불완전한 선택을 하므로 자신의 선택을 믿고 옳게 만드는 과정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저작권자 © 중대신문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