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학술대회에 참여한 동아시아 각국의 교수들.

소통 어려운 다문화 연구 인문학 통해 재조명

일본, 중국, 대만 등 동아시아 교류의 장 만들어

 
  지난 7일 중앙대 문화콘텐츠기술연구원 다문화콘텐츠연구사업단이 ‘다문화 인문학의 정립’을 주제로 국제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이번 대회는 1부엔 다문화주의의 인문학적 성찰, 2부엔 다문화 인문학 사례 연구로 나눠 진행됐으며 각 주제 당 4편의 논문발표와 토론으로 구성됐다. 학술대회를 시작하며 다문화콘텐츠연구사업단장인 이찬욱 교수(국어국문학과)는 “다문화라는 개념이 아직도 우리사회에선 정립되지 않았다”며 “이번 국제학술대회를 통해 동아시아 다문화 연구의 교류와 소통이 더욱 활발해지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첫 번째 강연으로 이찬욱 교수가 ‘한국적 다문화 인문학의 정립’을 발표했다. 이찬욱 교수는 이번 학술대회 전반적 주제인 다문화 인문학에 대해 정리하며 다문화 인문학의 가치, 연구 방법과 내용 등을 간단히 설명했다. 다문화 인문학은 인본주의를 근거로 하는 인문정신을 바탕으로 한국사회의 다문화성에 접근하려는 시도다. 이찬욱 교수는 “다문화 인문학은 융·복합 연구로 소통부재의 다문화연구 문제를 해결하고 인간 본질을 탐구함으로써 인문학적 가치를 공고히 할 수 있다”며 의의를 설명했다.
 
  두 번째로는 일본 류코쿠대 국제문화학부장인 파울린 켄트 교수가 ‘일본과 다문화공생사회’를 주제로 강연을 맡았다. 일본은 흔히 단일민족사회라고 알려져 있지만 인종적, 문화적으로는 여러 나라의 영향을 받았기 때문에 실질적으로는 다문화 사회다.
 
  일본에서는 흔히 알고 있는 ‘다문화주의’와 비슷한 뜻의 ‘다문화공생’이라는 용어가 사용된다. 국가 기관에서는 다문화공생을 ‘국적이나 민족이 다른 사람들이 서로의 문화적 차이를 인정하고 대등한 관계를 구축하면서 함께 살아가는 것’이라고 정의한다. 켄트 교수는 “일본의 다문화공생 추진의 암묵적인 목적은 외국인을 일본인에 동화시키려는 또 하나의 특징으로 보이기도 한다”고 주장했다. 
일본은 단순 노동자의 부족과 지속적인 인구감소로 인해 많은 외국인의 유입을 받아들이게 돼 지자체를 중심으로 조례가 제정됐다. 일본어를 가르쳐주거나 외국인 자치회를 조성하는 것 등이 조례제정의 일환이다.
 
  그렇지만 오래전부터 거주한 한국인이나 중국인 등은 조례에서 주목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문제점으로 지적되기도 한다. 또 켄트 교수는 “다문화공생을 지역적인 범위에 한정함으로써 일본이 다양성을 무시하고 있다는 지적도 많다”고 설명했다.
 
  세 번째 강연은 ‘대만사회에 대한 다국적 결혼의 영향’을 주제로 쫑쫑시엔 교수가 강의했다. 대만 역시 일본처럼 최근 들어 외국인의 유입이 늘어난 다문화 사회다. 대부분이 국제결혼을 통해 유입됐다. 
 
  쫑쫑시엔 교수는 “외국인 배우자의 유입은 여러 가지 문제를 낳는다”고 말했다. 크게 사회적인 인종차별 문제, 외국인 배우자들의 대만 사회적응 문제가 있고 인간관계, 가정폭력 등의 문제가 뒤따른다. 특히 가정폭력의 경우 부부가 모두 경제적 여건과 교육 조건이 다소 낮기 때문에 일어나는 경우가 많다. 쫑쫑시엔 교수는 “사회 차별과 적응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대만 당국과 시민단체, 외국인 모두 노력하고 있다”며 “다문화 가정 방문, 도우미 파견, 언어교육, 직업 훈련 등의 방법이 시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와 같은 방법으로도 아직 해결되지 않은 과제가 있다. 대만 사람들의 다문화 가정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여전히 좋지 않은 까닭이다. 또한 다문화 가정에 대한 법률상의 보장도 시급한 문제 중 하나다. 
 
  네 번째 강연에선 중국 연변대학의 이매화 교수가 ‘과문화연구 및 중국 인문학연구’와 관련해 발표했다. 2부에선 사례를 중심으로 중앙대 최성환 교수(철학과), 이명현 교수(문화콘텐츠기술연구원 연구교수), 김휘택 교수(문화콘텐츠기술연구원 연구교수), 전영준 교수(제주대)가 차례로 발제를 진행했다.
 
  학술대회가 끝나고 파울린 켄트 교수는 “일본에서 다문화공생이라는 것이 중요한 과제인데 한국에서는 어떤 관점으로 다문화를 바라보는지 궁금해서 왔다”며 “동아시아 여러 나라의 관점을 비교할 수 있어 좋은 자리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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