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외활동 안건 상정놓고 

학생대표자간 의견 엇갈려

일부 학생회장은 보이콧 선언해

 
  학생총회. 학생기구 중 최고 의결권을 가진 만큼 결코 가볍게 지나칠 순 없겠죠. 그래서 오늘은 지난달 29일 성사된 안성캠 학생총회를 되짚어보려 합니다. 이번 학생총회는 ‘학외활동’과 ‘학생회칙 개정’ 안건의 상정 방식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우선 학외활동의 안건부터 살펴보도록 하죠. 일단 학외활동이란 간단히 말해 타 대학과 연계해 대학 문제를 해결하는 활동을 의미합니다. 구체적으로는 ‘한대련(한국대학생연합)’ 활동이 이에 해당됩니다. 
학생총회 안건이 상정되는 과정은 보통 다음과 같습니다. 중앙운영위원회 참석자들이 학생총회 안건으로 상정될 필요가 있는 사안에 대해 논의합니다. 그 다음 전체학생대표자회의(전학대회)에서 투표 혹은 논의를 거쳐 학생총회 안건을 최종 결정합니다. 
 
  그런데 학외활동 안건은 논의 과정이 순탄치 못했습니다. 우선 학외활동 안건은 중앙운영위원회에서 논의되지 않은 채 전학대회에서 안건화됐습니다. 이에 경영경제대와 체육대를 포함한 몇몇 학생회장이 반대 의견을 밝혀 이를 두고 2시간이 넘는 설전이 벌어집니다. 이후 반대 의견을 보이는 학생대표자들이 꽤 있자 안성캠 총학생회는 이를 안건화하지 않겠다고 결정했습니다. 하지만 총학생회는 학생총회 당일 학외활동을 기타 안건 형식으로 상정합니다. ‘학외활동’을 반대했던 학생회장들은 당혹스러웠을 수도 있죠.
학외활동을 두고 이처럼 학생회가 민감하게 반응하는 데는 사실 이유가 있습니다. 이는 안성캠 학생회의 성향을 파악해야 알 수 있습니다. 올해 안성캠 학생회장직에 선출된 학생대표자들은 ‘우리’ 혹은 ‘일잘하는’ 선본 소속입니다. 일잘하는 선본의 학생대표자들은 대개 한대련에 부정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외부 시위활동과 정치적 학외활동에 치우친 학생회는 학내 문제에 소홀할 수 있다는 겁니다. 하지만 우리 선본은 학외활동에 긍정적입니다. 이들은 학문단위 구조조정과 국가장학금 탈락과 같은 학내의 중대 사안은 타 대학과 연계해야만 해결될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런 견해차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라 안성캠 학생회에서 몇 년간 고착된 갈등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현재 총학생회는 우리 선본 출신입니다.  
  
  총학생회는 왜 거센 반발을 무릅쓰고 이를 안건화한 걸까요? 안성캠 내 학생회 구조를 안다면 이런 갈등은 불 보듯 뻔한데 말이죠. 김은진 총학생회장(실내환경디자인전공 3)은 “중앙운영위원회와 전학대회 때 학외활동과 관련해 명확한 결론이 나오지 않아 더 많은 학생들과 의논하고 싶었다”고 말했습니다. 사실 학생회장 간 성향이 달라 중앙운영위원회와 전학대회에서 학외활동을 두고 결론이 나오기 쉽지 않다는 거죠. 
 
  학생회칙 개정 안건은 특별기구(인권복지위원회, 졸업준비위원회, 자치위원회)가 중앙운영위원회에서 갖는 의결권을 없애고 자치위원장을 제외한 특별기구 대표자들의 선출방식을 투표제에서 총학생회의 임명제로 변경하자는 내용을 포함합니다. 이 안건도 학외활동 안건처럼 학생회가 둘로 나뉘어 의견 대립을 보입니다. 현 특별기구 대표자들이 일잘하는 선본 측이라 이 안건에 필사적으로 반대했다는 겁니다. 총학생회는 결국 일반 학생들에게 이 사안의 판단을 맡기기 위해 학생회칙 개정을 학생총회 안건으로 상정합니다.  
 
  안성캠 총학생회는 반대하는 학생회장을 대상으로 설득을 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쉽지만은 않을 것 같습니다. 일부 일잘하는 학생회 측이 보이콧을 선언했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1년간 총학생회와 사업을 진행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입니다. 총학생회가 안성캠의 고착화된 갈등을 ‘설득’을 통해 원만히 해결할 수 있을지 지켜봐야 알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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