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현주 작가가 학생들에게 단무지와 벽돌의 관계에 대해 질문하고 있다.  
 단무지와 벽돌. 완전히 다른 두 가지의 사물에서 어떤 연관성을 찾아낼 수 있을까? 프리랜서 카피라이터이자 사진작가 최현주씨가 단무지와 벽돌의 관계에 대해 질문을 던졌다. 학생들은 뜬금없는 질문에 연신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녀는 “전혀 연관성이 없을 것 같은 둘 사이에도 징검다리를 놓아 연결할 수 있다”며 “이 두 단어를 연결하는 것이 바로 광고다”고 말했다. 더불어 연관성을 찾는 과정에서 ‘상상’은 필수적인 요소라고 강조했다.


 지난달 29일 서울캠 학생회관 CAU Student Lounge에서 최현주 사진작가 초청 특강이 열렸다. 학생지원처와 학생생활상담소가 주최한 이번 특강은 매달 진행되는 ‘멘토와의 만남’의 일환이다. 최현주 작가는 ‘사진과 광고로 세상 읽기’를 주제로 학생들에게 강연했다.


 최현주 작가는 “사진은 상상 매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사진에 작가의 상상력이 반영된다는 의미다. 현대의 사진은 있는 그대로의 풍경이나 사물을 담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피사체의 환경을 의도적으로 조성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즉 노출해야 할 부분은 강조하고 필요 없는 부분은 가려 사진 속에 의미를 강조하는 것이다. 따라서 자신의 상상력을 가장 잘 표현하기 위해 어떤 상황을 연출하는가가 피사체 자체를 사진에 담는 것보다 더 중요하다.


 최현주 작가가 보는 세상은 ‘상상’을 통해 움직인다. 그녀는 예시로 지하철 안에서 모두가 턱을 괴고 지루한 표정을 하고 앉아 있는 한 사진을 들었다. 그중 한 자리에는 사람 대신 책 한 권이 펼쳐져 있고 책 위에는 ‘escape into a book(책 속으로 도망쳐라)’이라는 카피가 쓰여 있다. 이 광고 사진은 대체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 이 광고는 세계적인 출판사 펭귄 북스의 광고다. 책에 빠져들어 사람이 사라졌다는 것이다. 책이 그만큼 재미있다는 것을 재치 있게 말하고 있다. 이는 사진과 광고가 세상을 보는 방식이 유쾌한 ‘상상력’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상상력은 한 시대를 풍미하는 문화와 콘텐츠를 만들기도 한다. 그리고 이 콘텐츠는 새로운 비지니스로 재탄생된다. 예술을 탄생시켰던 당대의 사람들은 예술을 목적으로 작업하기보다는 상상하는 놀이로써 작업을 즐겼다. 최현주 작가는 “기존의 정보, 과학적인 지식을 떠나 상상력이 풍성해지면 그 시대의 스토리텔링과 네러티브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스토리텔링이 사람들에게 받아들여지기 시작하면 그것이 당대의 키워드인 ‘콘텐츠’가 된다.


 또한 현대의 콘텐츠는 콘텐츠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사업성을 갖고 비즈니스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 스티브 잡스가 창립해 애플신드롬을 일으킨 애플사가 좋은 예다. 스티브 잡스의 상상력이 감각적인 애플이라는 회사를 탄생시켰고 결국 하나의 문화 콘텐츠로 자리 잡았다. 애플의 사례는 상상력이 비즈니스로 발전하는 과정을 상세히 보여준다.


 많은 기업은 이미 상상력이 비즈니스에서 중요한 키워드임을 알고 있다. 포털 기업 구글의 본사 인테리어만 봐도 이런 사실을 짐작할 수 있다. 구글 본사의 인테리어는 얼핏 놀이 공간으로 보이기까지 한다. 감각적이고 다채로운 인테리어는 모두 직원들의 아이디어, 즉 상상력을 고취하기 위함이다. 상상력의 힘이 바로 회사의 힘임을 그들은 알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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