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진한 소장이 정보공개시스템에서 정보공개청구를 하는 방법을 설명하고 있다.  
공공기관 과도한 세금낭비
정보공개청구로 감시 가능해

국민의 알권리 보장하는
정보공개청구로 시민파워 보여주자

 
우리는 우리에게 주어진 권리를 묵인하며 살아간다. 혈세가 어떻게 쓰이는지 의구심은 가지지만 진실을 밝히기는 너무 어렵다는 생각 때문에 사회에 대한 불신만 키우고 있다. 하지만 아무런 행동도 하지 않는 우리의 모습은 ‘핑계’일 뿐이다. 알고 보면 사회를 바꾸는 첫걸음은 생각보다 단순하다. 우리가 알아야 하고, 알권리를 가진 공공기관 정보. ‘정보공개청구’가 사회를 바꾸는 첫걸음이 될 수 있다.


 지난달 27일 서라벌홀 814호에서 사회학과와 중앙사회학연구소가 주최하는 두 번째 사회학특강이 열렸다.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 전진한 소장은 ‘시민의 파워 : 정보공개운동’을 주제로 정보공개청구의 중요성에 대해 역설했다. 전진한 소장은 “정보공개청구는 마음만 있으면 누구나 할 수 있는 쉬운 일이다”며 “정보공개청구를 해야 하는 이유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고 특강의 의도를 밝혔다. 


 정보공개제도는 공공기관에서 어떤 일을 하고 있고 예산을 어떻게 집행하고 있는지 등의 정보를 국민에게 공개하는 것이다. 정보공개제도는 기관에서 자발적으로 정보를 공개하는 정보공표와 청구인의 청구를 통해 정보를 공개하는 청구공개로 나눠진다. 정보공개청구는 후자의 청구공개를 뜻하며 기관, 단체, 외국인뿐만 아니라 모든 국민들에게 주어진 알권리다.
 

 전진한 소장은 세금이 토목에 집중되는 현실을 지적하며 강의를 시작했다. 우리는 연말이 다가오면 여기저기 도로를 파헤치고 있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다. 연년행사처럼 진행되는 보도블럭 뒤엎기뿐만 아니다. 지자체들은 앞다투어 초호화 건물을 짓기에 바쁘다. 토목에 쏟아 붓고 있는 이 돈의 쓰임새가 과연 옳다고만 할 수 있을까하는 의문이 생길 법 하다.


  전진한 소장은 국회의원과 공공기관의 세금낭비를 우리가 스스로 ‘감시’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것이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가능하다는 것이다. 전진한 소장은 세금낭비의 예시로 반포대교 남단에 위치한 ‘세빛둥둥섬’을 들었다. 세빛둥둥섬은 물위에 떠있는 부체위에 건물을 지어 관광지로 활용하려는 목적으로 만든 건축물이다. 1,390여억원이 투자된 이 건축물은 한강에 떠있는 탓에 장마철엔 위험하다는 결함이 있다. 이 때문에 장마철에 탈부착 가능한 연결다리를 만들고 있으나 당분간 연내개장이 어려운 실정이라 그야말로 애물단지인 상황이다.
 

 전진한 소장은 “국민을 위한 복지에는 소홀하면서 이런 건축물을 만드는 데는 세금을 아끼지 않는 것은 비판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전진한 소장은 한강아라호, 4대강 주위 자전거도로 등의 설치도 비슷한 문제를 안고 있다고 덧붙였다. 공공기관이 지나치게 세금을 낭비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이러한 객관적인 수치는 전부 정보공개청구로 얻은 자료를 통해 밝혀진 것이다. 정보공개청구는 공공기관을 감시하고 혈세낭비를 방지하는 첫걸음인 것이다.
 

 전진한 소장은 우리가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공공기관의 투명성을 가져올 수 있음을 강조하며 정보공개센터에서 청구한 정보공개 자료 몇 가지를 예시로 들었다. 장애인 의무 고용률이 3%여야 함에도 교육청이 1.4% 정도밖에 장애인을 고용하지 않고 있다는 현실과 최저임금법을 위반한 약 1만건의 기업 중 366건만이 처벌받았다는 사실은 모두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드러났다.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나 언론은 부조리한 공공기관의 예산 집행이나 고용 정보 등을 밝히기 위해 정보공개청구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강의를 들은 김도영 학생은(사회학과 1) “조금의 시민 의식만 갖고 있어도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또 고지수 학생은(사회학과 2) “평소에 갖고 있었던 공공기관의 비리에 대한 의문성이라는 간지러운 부분을 긁어주는 것 같았다”며 “(행동하는) 진정한 지식인이 돼야함을 깨닫게 해준 강의였다”고 말했다.
 

 정보공개청구에 관해 자세히 알고 싶은 학생은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http://www.opengirok.or.kr)나 정보공개시스템 (https://www.open.go.kr)을 방문하면 더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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