붓 대신 공구 들고 부조리함에 맞서다
  • 김순영 기자
  • 승인 2013.06.02 17:4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광석 교수는 예술이 정치화된 형태인 현실참여예술의 역사와 의의를 짚어보고 현재의 양상과 흐름을 설명했다. 이광석 교수는 강연에 앞서 “2000년대 이후 나타난 예술행동에 대한 논의와 평가가 많진 않지만 충분히 살펴볼 만한 가치와 필요가 있다”고 강연 주제의 의미를 밝혔다.
 
  ‘민중예술’은 민중을 주제로 1980년대 후반 등장한 예술 갈래를 말한다. 1960·70년대의 현실참여예술에서 발전해 1980년대 운동권 문화의 영향을 받아 형성된 민중예술은 정치적 목적에 이용됐다는 결점을 지녔다. 반면 1990년대 이후 예술계는 소비자본주의의 흐름에 갇혀 상업주의적 성격에 머무르게 됐고 민중예술도 사회와 예술이 분리될 수밖에 없었던 현실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즉 민중예술은 예술과 정치가 유착된 형태인 ‘정치 미학의 과잉 상태’와 그와 반대로 상업주의에 갇힌 형태인 ‘예술의 상업적 포획 상태’를 모두 거쳤다고 볼 수 있다.  
 
▲ 지난달 27일 열린 문화연구학과 콜로키엄에서 이광석 교수가 예술행동의 한 예를 설명하고 있다.
 
  2000년대 이후 민중예술은 현실 개입과 실천적 성격은 계승하면서 다양한 표현수단을 활용해 예술 활동을 하는 ‘예술행동’으로 변화했다. 예술행동은 다양한 예술운동으로 세분화됐다. 그중 첫 번째 예술운동은 파견 미술가라고 불리는 현장예술 작가들의 활동 영역을 넓힌 것이다. 일례로 문화활동가 신유아씨는 농성장의 딱딱한 분위기를 생생함이 살아 있는 곳으로 바꾸는 ‘농성장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있다. 그는 대한문 앞 쌍용차 분향소에 형형색색의 실로 뜨개질을 해 쌍용차 응원 플래카드를 만들기도 했다. 사회 현실에 예술의 색을 입힌 것이다. 그는 한진중공업 파업 당시 ‘희망버스’를 기획해 사회적 연대를 이끌어내 노동자들의 파업에 힘을 실어주기도 했다. 이광석 교수는 “희망버스는 자본의 폭력에 저항한 일종의 급진적 미학이다”며 “문화운동과 노동현장의 결합을 만들어냈다”고 평가했다. 
 
  두 번째 예술운동의 흐름은 토건화와 도시 재개발에 반기를 든 것이다. 철거지역에서 벌어지는 서민들의 생존투쟁을 조명한 예술가 모임 ‘리슨투더시티’와 4대강에 반대하며 두물머리에서 직접 농사를 짓고 있는 달군씨 등이 그 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