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 들른 중앙대 캠퍼스에는 계절의 교대가 한창이었습니다. 미처 손길을 거두지 못한 봄의 늑장 사이로 이른 여름이 신록을 덧칠하고 있더군요. 이맘때가 학기 막바지였던가요. 시험이 끝나면, 긴 여름방학과 함께 한동안 학교는 익숙한 정적에 젖어들겠지요.
 

  중대신문에도 어느덧 절반을 넘긴 해의 흔적이 묻어납니다. 칼럼이긴 하나 종강이란 단어가 벌써 지면 한 편에 등장했습니다. 달을 넘긴 기획기사도 지난 호에서 대미를 장식했습니다.


  중대신문의 반년을 갈무리하는 시점에서, 5월 한달 연재된 <밥은 먹고 다니냐> 기획에 특히 좋은 평가를 주고 싶습니다. 마침 식습관에 대한 사회적 주목이 높아진 상황. 소재만으로도 이목을 끌기 충분했습니다. 그러나 용두사미에 그쳤던 지난 기획들의 전철을 밟을까 우려했던 것도 사실입니다. 실제로 기사 간 흐름이나 기사 내 내용의 충일도에 의문이 일 적도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이번 <밥> 기획은 1795호의 기사로써 유종의 미를 거두었습니다. 문제의 핵심 및 대안이 심도 있게 제시돼 깊이를 갖춘 덕입니다. 기획 전체적으로도 기승전결에 입각한 구성이 돋보였습니다. 군데군데 아쉬웠던 부분은 다음에서 보강을 기대하지요.
 

  그러나 이외 기사들엔 못내 아쉬움이 남습니다. 1795호는 단편 기사들이 지면 곳곳 산발적으로 흩어진 인상이 강합니다. 깊이가 떨어진다는 말입니다. 한정된 지면에 현안을 모두 담아내려니 사건보도 기사가 대부분을 차지합니다. 심층성이 담보될 리 없습니다. 독자들이 중대신문에 기대하는 건 사실을 찍어내는 보도기계로서의 역할이 아닙니다. 넓이 못지않게 깊이를 고심할 수 있었으면 합니다. 하루하루 역사를 만들어가는 중대신문이 되길 바랍니다.

김은혜 동문(신문방송학과 06학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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