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가을 학기와 이번 봄 학기 다른 어떤 시기보다 중대신문을 세심하게 읽었다. 일차적으로는 ‘중대신문을 읽고’를 써 달라는 부탁 때문이었다. 기회에 감사한다. 관심 가는 기사만 그때그때 읽고 치워버렸던 때에 가질 수 없었던 새로운 느낌을 경험했다. 매호 모든 면을 두루 읽고, 또 짧게는 주마다 길게는 해마다 신문 편집 구도가 바뀌는 양태까지 읽다 보면, 신문 만드는 이들의 심장 박동을 느끼게 되는 듯한 경험이었다. 그들은 ‘특종’이 터져주지 않는 밋밋한 일상에 한숨 쉬는가 하면, 터진 특종을 특종답게 보도할 수 없게 만드는 ‘현실’에도 한숨 쉬는 듯했다. 새로운 기획과 치열한 취재로 대학신문의 역사를 다시 쓰려는 뜨거운 열정을 불태우는가 하면, 화요일 아침 캠퍼스 곳곳에 남아 있는 신문 무더기에 좌절하기도 하는 듯했다.


  ‘중대신문을 읽고’ 난을 채우는 일은 중대신문 매호 지면 밑을 흐르는 그들의 활력을 부러 간과하는 작업이었다. 지면의 문자와 사진들만 건조하게 구경하고 가타부타 토 다는, ‘구경쟁이’ 작업이었다. 재미있는 작업은 아니었다. 다만 ‘중대신문쟁이’들의 활력이 거듭 되살아나리라는 전제에서 의미를 가질 수 있는 작업이었다. 부디 이런 의미가 살기를 바라면서 마지막 토를 단다.


  중대신문은 ‘사건’에 대해 중립이 아니길 바란다. 정보를 전하는 데 충실한 ‘중립’을 표방하기보다, 홍보를 거부하는 독자적인 ‘입장’을 견지하기 바란다. 지난 호에도 ‘사건’의 이야기를 이모저모로 전해주는 데 주력한 ‘정보 제공’ 기사들(‘치어리더’, ‘공간 재배치’, ‘구조조정’ 등의 기사들)이 적지 않았다. 이런 기사들의 공(功)이 작지 않지만, 그런 기사들로 넘치면 신문은 ‘고루 빌려주는 마이크’에 불과한 것이 된다. 중대신문은 독자적인 목소리를 뿜는 마이크일 수 있길 바란다.

강태중 교수(교육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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