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발표가 끝났습니다. 여러분들은 중앙대가 야심차게 준비한 중대발표를 어떻게 새겨들으셨는지 궁금합니다. 나름 축제 타이틀이 센스있다고 생각한 저도 이번 축제가 내심 기대됐습니다. 올해는 어떤 부스가 새로 생겼는지, 어떤 동아리가 공연을 준비했는지 등 궁금증을 풀기 위해 3일 동안 이곳저곳을 누볐습니다.
 
  하지만 중대발표는 없었습니다. 거창한 타이틀이 무색할 정도로 이번 축제는 한산했습니다. 드문드문한 부스와 곳곳엔 빈 부스까지. 당장 자리를 깔고 부스사업을 진행할 수 있겠다는 일말의 욕구도 생겼지만 씁쓸함만 더 커졌습니다. 중대신문 기자들은 카메라와 함께 축제의 이모저모를 담으려고 했지만 괜찮은 장면을 구하는 데엔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야간에 진행된 대운동장 공연 행사에선 허탈해졌습니다. 생각보다 스탠드에 학생들이 자리를 채우고 있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간 두 번의 축제를 겪어왔지만 지금껏 봐왔던 축제와는 사뭇 달랐습니다. 서로 어깨를 부여잡고 함성을 지르는 모습과 야광봉을 하나씩 들고 자리에서 들썩거리던 학생들은 온데간데 없었습니다. 나름 걸작의 사진을 찍을 수 있을거라던 기자들의 기대는 좋은 사진을 건져야 한다는 압박으로 바뀌었습니다. 
 
  무엇이 문제였을까요. 축제기획 보도를 2년 째 준비해온 저로서는 나름의 결론을 내렸습니다. 제가 보기엔 축제를 기획하는 두 기둥의 손발이 맞지 않았습니다. 학생지원처와 문화위원회는 ‘학생이 주인공인 축제를 만들자’는 기획에만 끄덕였지 실제 호흡은 어긋났습니다. 머리로는 완벽한데 별다른 개선안이 없어 축제를 소개하는 데도 애를 먹었습니다. 이 때문에 중대신문 역시 축제 소개 아이템을 접었습니다.
 
  하지만 변화점은 있었습니다. 초청 가수의 공연도 축제기간 사흘 중 이틀만 진행하고, 중앙대를 졸업한 동문들의 공연도 준비됐습니다. 나름 의미 있고 참신한 행사들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번엔 누가 오는거야’라는 학생들의 기대를 넘어서진 못했습니다. 축제 중 최대의 관심사인 ‘이번엔 누가 오는지’를 채워줄 수 있는 반대급부가 부실했기 때문입니다.
 
  결국 두 마리 토끼 모두 놓쳤습니다. 우선 야심차게 변신을 준비한 ‘학생 문화가 중심이 된 축제’에서 별다른 문화를 찾지 못했습니다. 또 주변에서 들려오는 ‘실망적인 중앙대 축제 라인업’과 ‘별 거 없다’는 소리로 축제를 찾는 손님까지 잃었습니다.
 
  핫한 아이돌 가수를 데려오라는 뜻이 아닙니다. 연예인이 전부라고 말하는 대부분 손님들의 생각을 바꾸려면 그에 응당한 개선책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연예인을 이길 수 있는 획기적인 중앙대만의 축제 문화가 생성됐으면 좋겠습니다. 꽤 오랜 시간이 걸릴 거라고 생각합니다. 몇 년 내에 진짜 중대발표, 한 번 기다려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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