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하얀 와이셔츠에 빳빳한 양복이 괜스레 낯설다. 사전에 약속된 인터뷰 때문인지 유난히 말끔해 보이는 얼굴이다. “사진 보정 해주시는 거죠? 제가 얼굴에 자신이 없어서….” 멋쩍은 표정으로 머리를 긁적이는 홍보실 윤지명 주임은 2년 반째 언론 및 광고를 담당하고 있다. “대학 재학 시절에는 대외협력처 산하 학교 웹진을 만들었어요. 지금은 학교 홈페이지 게시판 관리를 맡고 있으니까 지면에 민감해질 수밖에 없죠.”

▲ 윤지명 주임이 홍보 광고 앞에 서 있다.

  2002년 <성균웹진>에서 활약하던 그의 주 업무는 취재였다. <인물포커스>섹션 게재를 위해 네이쳐지에 논문을 올린 교수님이나 큰 공모전에서 수상한 학생을 찾아다니며 몇 시간씩 인터뷰를 했다. 심도 있는 질문지를 짜기 위해 머리를 싸매기도 여러 날, 그는 결국 팀장 자리까지 올랐다. 그러나 전공이 신문방송학이 아닌 경영학이었기에 졸업 후 그는 주변의 기대를 뒤로하고 금융권 회사에 취직했다.


  하지만 회사원 생활은 오래가지 않았다. <성균웹진> 시절 맺었던 인연들이 대학 교직원을 권하며 그를 다시 학교로 끌어들이기 시작했던 것이다. 그는 싱그러운 학교를 추억하다가 결국 바늘구멍보다 좁은 취업전선에 또 뛰어들었다. “2009년 가을이었어요. 비가 사납게 쏟아지던 날 회사에 휴가 내고 학교로 시험 보러 갔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해요.” 운명이었을까. 중앙대 교무처에 자리를 잡게 된 그는 한 해 뒤, 홍보실에서 언론과 다시 마주하게 됐다.


  처음엔 중앙인 커뮤니티 관리를 맡았다. 하루에도 게시물이 수백 개씩 올라왔다. 그는 그것들을 꼼꼼히 살펴 이용수칙을 위반한 사람들에게 주의를 주곤 했다. 그뿐 아니라 중앙대 홈페이지 및 CAU NEWS도 맡아 살폈다. 다음에는 중앙대 홍보대사 관리, 보도자료 배포, 광고지면 섭외를 차례로 담당했다. 언론을 상대하는 부서다 보니 수시로 오는 문의를 받는 것도 당연히 해야 할 일이었다. 식사 시간, 여가 시간, 퇴근 시간,  주말의 한 때까지도 가리지 않는 전화는 신경을 곤두세우기에 충분했다.


  매 순간 긴장하고 있던 그는 ‘자기표현의 시대’라는 말을 문득 실감했다. 학생, 교수, 교직원, 동문 가리지 않고 많은 소식을 보내왔기 때문이다. 그는 사적 이익 추구를 띤 내용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을 홈페이지에 게재하며 홍보를 이어갔다. 중요 소식은 취합해뒀다가 보직교수나 팀장급 이상 직원들에게 ‘메일브리핑’을 하기도 했다.


  얼마 전에 결혼한 그는 여전히 휴대폰 벨소리에 민감하다. 업무는 신혼이라고 설렁설렁 넘길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앞으로를 묻는 기자에게 그는 “특정한 시기가 되면 부서를 옮기는 인사이동이 찾아오지만 그 때가 언젠지는 짐작할 수 없다”며 “홍보실에 더 있게 된다면 제대로 된 전문가가 되고 싶다”고 말한다. 풋풋한 새신랑 이미지와는 사뭇 다른 3년차 숙련공의 결연한 다짐이 늠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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