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시간에 출석을 부르면서 결석하거나 지각한 학생들을 출석부에 표시하다보면 반드시 그러한 건 아니지만 대개 같은 학생이 반복해서 지각을 하거나 결석을 하는걸 알게 된다. 수업시간에 앉는 자리도 학기 초에 앉는 자리가 학기말이 되어서도 거의 바뀌지 않고 심지어는 맨 앞에서 수업을 듣는 학생들은 졸업할 때까지 계속 앞자리에서 수업을 듣는 경우가 많다. 특별한 이유가 있지 않는 한 대개 익숙한 자리에 계속 앉아 수업을 듣는 것 같고, 또한 교통정체나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 때문이 아니라면 아침에 일어나는 시간, 집을 나서기 전에 하는 일들 등 생활하는 모습에 있어 큰 변화가 없기에 이러한 결과가 나타나지 않나 생각해 본다. 더 단순히 생각해 보면 하나 하나가 몸에 배인 습관 때문이 아닐까?


  당뇨병이나 심혈관 질환 등 이전에는 성인병이라 불렀던 질환들을 이제는 과식, 과음, 흡연, 운동부족 등 평소 좋지 않은 생활 속 습관들로 인해 발생하는 질병의 의미로 생활습관병이라 부르고 있다. 이러한 질병들은 예전에는 주로 성인에게서만 나타나 성인병이라 불리웠으나 현재에는 아무리 건강한 아이 또는 청년이라도 생활 습관이 좋지 못하면 이러한 질병에 의한 고통을 피할 수 없게 된다. 그러면 생활습관병은 어떻게 치료해야 할까? 물론 좋은 약과 치료법이 많이 알려져 있지만 무엇보다도 근본적인 치료를 위해서는 바로 생활습관을 바꿔야 한다. 그러나 이게 쉬운 일인가? 세 살적 버릇이 여든까지 간다라는 속담을 들먹이지 않아도 습관을 바꾸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내몸에 큰 병이 생겨도 말이다.


  요즘 뉴욕타임스 심층보도 전문기자 찰스 두히그가 쓴‘습관의 힘’이라는 책이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이 책의 저자는 습관이 개인의 삶에만 영향을 미치는 게 아니라 개인이 속한 조직과 사회에까지 매우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발견했다.


  그렇다면 이제 나쁜 습관을 바꾸어 보자. 찰스 두히그는 이어지는 반복행동을 의식적으로 외면하고 삶에 긍적적인 행동을 함으로써 습관을 디자인 할 수 있다고 한다. 좋은 습관을 들일 의지력을 발휘해 보자. 그는 의지력도 습관이라 했다. 특히 좋은 습관으로 인한 보상을 생각해보자. 일찍 일어나 학교에 늦지 않게 등교하고 보다 앞자리에 앉아 열심히 수업을 들어 받는 좋는 성적, 나쁜 식습관을 바꾸어 건강한 몸과 마음을 얻게 되면 이 또한 좋은 보상이 된다. 우리는 새로운 결심을 주로 새해가 시작될 때 하게 된다. 그러다 며칠 의지력을 발휘하다 실패하면 다시 구정에 다시 새로운 실천에 들어가기도 한다. 지금은 오월이다. 새로운 결심을 하기엔 어정쩡한 시간이다. 하지만 우리는 학교에서 생활하고 있지 않은가?  신년이 꽤 지났다고 좋은 습관을 들일 실천 계획을 포기하지 말자. 방학이 새로 시작될 때가, 또는 새 학기가 시작될 때가 다시 좋은 출발점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재휘 교수 (약학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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