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앙대병원 김정하 교수(가정의학과)가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가정의학과 김정하 교수 인터뷰

  -아침은 꼭 챙겨 먹어야 하나.
  굳이 아침을 먹기 어렵다면 꼭 먹어야 한다는 스트레스를 받을 필요는 없다. 하루에 두 끼를 먹더라도 과식하지 않으면서 잘 챙겨 먹는 게 좋다. 아침을 두유로 대체하는 것도 좋은 방법인데 이때 꼭 달달하지 않은 것으로 골라야 한다. ‘무가당’이라고 쓰여 있어도 달달한 맛이 나는 것은 첨가물 많이 들어 있다.   

  -잦은 외식으로 인한 영양적 불균형을 해결하는 방법은 어떤 것이 있나.
  한식, 일식, 중식을 막론하고 외식은 많이 파는 게 목적이기 때문에 영양을 고려하기보다는 달고 짜도록 자극적으로 조리한다. 따라서 조미료를 쓰지 않아 맛이 없고 간이 싱겁다고 느껴지더라도 학교식당을 자주 이용할 것을 권장한다. 외식이 잦아지면 탄수화물이나 지방섭취만 늘고 가장 중요한 단백질 섭취는 부족해진다. 단백질을 충분하게 섭취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일주일에 고기를 두 번 먹고, 하루에 한 끼는 생선(반 토막 이상)을 먹어야 한다. 특히 생선엔 머리가 좋아지는 ‘오메가3’가 포함됐기 때문에 중요해 학생식당 반찬으로 자주 나온다. 꽁치는 가격이 저렴해 자취생도 부담 없이 사 먹을 수 있다. 또한 콩, 두부와 같은 식물성 단백질 섭취도 늘려야 한다. 단백질 섭취가 부족하면 체중은 빠져도 배는 볼록 나올 수 있다. 보통 여자들은 다이어트를 할 때 기름이 많다고 해서 고기부터 끊는데 닭가슴살을 통해서라도 단백질 섭취는 꾸준히 해줘야 한다. 

  -외식 섭취에서 그나마 현명한 방법을 권장한다면.
  패스트푸드를 피치 못하게 먹어야 한다면 햄버거를 추천한다. 햄버거엔 야채, 토마토 등이 포함돼 의외로 영양이 그렇게 나쁘진 않다. 단, 햄버거를 먹을 때는 소스가 많이 든 것은 피해야 하며 콜라와 감자튀김을 같이 먹으면 안 된다. 또한 고기엔 원래 나트륨이 있어서 그냥 씹어 먹어도 짠맛이 느껴지기 때문에 소금이나 간장에 찍어 먹을 필요 없다. 짭짤한 맛에 너무 길든 사람은 소금에 찍어 먹지 말고 상추 위에 쌈장을 올려서 야채와 같이 먹는 편이 좋다. 이렇게 작은 식습관부터 고쳐나가야 한다.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는 맛없고 밍밍한 것을 먹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1인 1식이나 간헐적 단식 유행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1인 1식에서 말하는 한 끼란 단순한 식사가 아닌 비타민과 미네랄을 골고루 섭취하는 제대로 된 식사라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또한 이러한 식이요법을 3개월만 실천해 살을 뺀다고 해도, 일상생활로 돌아가면 서서히 다시 찔 수밖에 없다. 이렇게 요요현상이 거듭될수록 살을 빼기 어려워진다. 따라서 단기간에 효과를 준다는 유행하는 식생활을 쫓기 이전에, 평생 실천할 수 있을지에 대해 충분히 고려하고 자신에게 맞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학생들이 자주 먹는 삼각김밥이나 컵라면 같은 편의점 음식은 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치나.
  편의점 음식을 어쩌다 한번 먹는 건 어쩔 수 없지만, 주식으로 삼는 것은 굉장한 문제가 된다. 특히 삼각김밥은 밥만 가득 들어 있어 사실상 탄수화물 덩어리다. 요기는 할 수 있겠지만 영양상으로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차라리 삼각김밥보다는 채소가 들어있는 햄버거가 낫다.

 -탄산음료, 에너지드링크, 커피를 물 대신 마시는 것은 어떤가.
  절대 권하고 싶지 않지 않다. 콜라는 설탕성분 때문에 삼투압의 농도가 높아 부종을 일으킬수 있다. 또한 콜라는 보통 기름지고 건강에 좋지 않은 음식에 곁들여지므로 비만을 유도한다. 에너지드링크는 카페인이 과도하게 함유되어, 짧은 순간에 기력을 내게 할 순 있어도 장기적으로는 기억력을 떨어뜨린다. 또한 에너지드링크 관련 연구도 부족해 지속해서 마실 때 안전할지 장담할 수도 없다. 따라서 옥수수차, 보리차, 저지방우유 아니면 맹물만 마시는 게 좋다. 과일 음료 역시 직접 갈아먹는 과일주스가 아니면 이롭지 않다.  

  -소주, 맥주, 막걸리 등 술을 먹을 때 주의해야 할 점은.
  약한 술에서 독한 술로 가는 편이 위에 부담을 덜 준다. 보통 소주를 먹은 뒤 입가심으로 맥주를 먹는데 그 반대로 하는 편이 낫다. 주류 중에서 건강과 관련된 측면을 따진다면 발효를 통해 제조된 막걸리가 좋다. 실제 연구결과에서 주로 막걸리를 먹는 노인들이 다른 술을 먹는 분들에 비해 뼈가 튼튼했다. 또한 막걸리를 제조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대사체는 머리를 아프게 만들어서 많이 먹지 못하기 때문에 과음을 방지할 수도 있다. 

  -학생들에게 당부할 점은. 
  대부분의 학생들이 가진 문제는 체형관리를 위해 운동은 거의 하지 않고 식이요법만을 쓰는 것이다. 식사를 거르고 운동을 하지 않아도 당장 불편한 것이 없으니까 골다공증, 심근경색, 뇌졸중 등 나이가 들며 닥칠 수 있는 위험에 대해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외모와 건강을 모두 챙기기 위해 운동은 반드시 필요하다. 여성들이 갱년기 때 모든 질병이 한꺼번에 발생하는 것은 젊었을 때부터 관리의 필요성을 느끼지 않았기 때문이다. 20대 초반에 정착되는 작은 습관은 평생 간다. 급식과 집밥을 많이 먹던 10대 때와는 달리 20대부터는 스스로 식사를 선택하는 시기다. 지금부터 식습관과 체형관리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바꿔야 한다.


  김정하 교수는 대학생이 실천하면 좋은 건강습관으로 ‘Alameda의 7계명’을 소개했다. ‘Alameda의 7계명’은 1960년대 미국 앨러미다 지역에서 약 7천명의 주민을 5년 반 동안 추적 조사한 결과 7가지 건강행위가 수명연장과 연관된다는 점을 밝혀낸 연구이다. 김정하 교수는 “이 연구는 60년대에 진행된 연구지만 아직도 의의가 있다”며 “대학생들도 7가지 규칙을 실천한다면 건강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재를 마치며
  심층기획부는 지난 4월, 밥 거르는 것을 밥 먹듯이 하는 23명의 학생을 만났습니다. 아르바이트 때문에 바빠서, 생활비를 아끼기 위해, 취업준비 때문 등 이유와 사연은 다양했습니다. 그렇지만 각기 다른 사연들은 어딘가 모르게 닮아 있었습니다. 다른 우선순위에 밀려 밥 한 끼가 ‘쉽사리 걸러도 되는 것’으로 전락해버린 점 말입니다. 여유 없는 대학생의 생활 속에서 어느새 ‘밥 한 끼’의 우선순위는 저 뒤로 밀려나 있었습니다.

  밥 한 끼의 수난은 거기서 그치지 않습니다. ‘밥’이라 이름 붙이기도 민망한 불량음식들이 밥 한 끼의 자리를 꿰차고 있었으니까요. 패스트푸드, 인스턴트 식품 등이 바로 그것입니다. 부실한 식단은 그 자체로 끝나지 않고 영양 불균형으로 이어져 학생들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었습니다. 

 심층기획부는 먹는 것에 있어 취약한 대학생들의 생활을 알리고, 먹는 것의 중요성을 간과하고 있는 대학생들에게 경종을 울리고자 했습니다. 오늘, 평범한 대학생 두 명의 식단을 파악해 그들의 영양상태를 낱낱이 드러내는 것으로 ‘밥은 먹고 다니냐’ 기획은 끝을 맺습니다. 마지막 기획을 읽으며 ‘밥 한 끼쯤이라고 무시할 게 아니구나’하고 느끼셨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심층기획부장 김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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