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용택 시인이 참된 교육자의 역할을 설명하고 있다.

지난 16일 법학관 2층 대강당에서 김용택 시인이 ‘자연이 말해주는 것을 받아쓰다’를 주제로 특강을 진행했다. 이번 특강은 ‘교육을 바꾸는 달팽이 포럼’의 일환으로 중앙대 영어교육과가 주최하고 (주)잉글리시무무가 후원했다.


차경환 사범대 학장(영어교육과 교수)은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에서 여유를 가지고 세상을 다양한 관점으로 바라보자는 의미로 강연을 기획했다”며 강연의 취지를 설명했다. 달팽이 포럼은 2012년에 시작돼 영어교육과 학생들만을 대상으로 진행됐지만 이번 강연부터는 사범대 및 관심 있는 중앙대 학생들은 누구나 들을 수 있다.


김용택 시인은 강연을 시작하면서 “자연을 벗 삼은 농부의 삶을 통해 많은 것을 배웠다”고 말했다. 농부에게는 삶이 곧 공부였다. 학교에 가서 선생님에게 지식을 배우기보단 살아가는 과정을 스스로 배운 것이다. 자연에는 모든 이야기가 담겨있다. 농부들은 자연에서 일어나는 일을 자신의 삶으로 가져오기에 자연이 하는 일을 잘 알고 있다.


자연에 관한 농부의 풍부한 지식은 결코 단숨에 습득되지 않는다. 그리고 이렇게 쌓인 지식은 내 생각을 바꾸고 나를 바꾸고 결국 세상을 바꾸게 된다. 교육도 그런 차원에서 이해할 수 있다. 김용택 시인에게 교육이란 ‘아이들에게 지식을 전달해서 세상을 바꾸는 것’이다. 그가 “공부란 살아온 세상과 살고 있는 세상뿐 아니라 살아갈 세상을 만들어가는 것이다”고 말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더불어 교육은 ‘자기 교육’이 되기도 한다. 아이들을 가르치는 동시에 아이들로부터 배운다는 의미다. 김용택 시인은 아이들로부터 정직과 진실을 배웠다고 얘기한다. 현대사회에서 선생과 학생의 관계는 점수를 주고받는 일방적 관계가 되기 쉽지만 마음을 주고받음으로써 진심이 통하는 관계로 발전한다.


아이들에게 글쓰기를 가르치는 것은 특히 중요하다. 우리가 사는 세상을 가만히 보면 모든 사람들이 글을 쓴다. 그렇지만 글쓰기는 자기가 하고 있는 일을 자세히 들여다볼 줄 아는 사람이 더 잘할 수 있다. 자세히 들여다보며 사고의 깊이와 폭을 확장해 글을 더 잘 쓰게 되는 것이다. 김용택 시인은 “하나를 자세히 보는 법을 알려주면 다른 것도 자세히 보게 된다”며 “아이들의 글쓰기 교육이 중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뿐만 아니라 글은 다른 공부와 마찬가지로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를 자세히 들여다볼 수 있는 눈을 갖게 해 준다”며 “자세히 들여다봐야 그것이 무엇인지 이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것이 무엇인지 아는 순간 이해가 되고, 이해가 되어야 비로소 내 것이 되며, 내 것이 될 때 마침내 인격이 된다. 지식이 곧 시험의 점수로 통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을 귀하고 소중하게 가꾸어주는 인격이 된다는 말이다.


이날 특강을 들은 구재현 학생(영어교육과 2)은 “평소에 김용택 시인의 시집을 몇 번 읽었었는데 실제로 만나니 훨씬 더 진솔하고 쉽게 이야기를 풀어나가셨다”며 “어떤 선생님이 돼야 하는지에 대해 많이 생각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차경환 사범대 학장은 “학생들이 1년에 네 번씩 4년 동안 열리는 달팽이 포럼을 모두 들어 각계각층의 이야기를 통해 다양한 시각을 배웠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중대신문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