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달, 우리대학(서울과학기술대학교)에서 진로설계 강의를 했던 A강사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한 단과대의 수업 시간에 찍은 사진과 학생들의 태도에 관한 비판적인 글을 함께 게재해 논란이 있었다.


  그의 말에 따르면, 2,000여 명의 신입생들을 대상으로 진로설계를 강의했고, 그 중 한 단과대 수업 강의 시작 전에 학생들 스스로가 자연스럽게 조용해지길 기다렸다고 한다. 하지만 7분이 지난 시점에서도 사진 속 반 분위기는 어수선했으며 강의를 들을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다. 그는 이런 식으로 강의 시간의 일부를 허비한다며, 조용히 하라고 해야 말을 듣는 학생들의 타율적인 태도에 대해 거침없이 비판을 날렸다.


  진로설계는 신입생들의 진로선택에 도움을 주고자 개설된 교양 필수 과목으로 2시간씩 격주로 진행된다. 2년 전 이맘때에 필자도 신입생으로 진로설계 강의를 수강한 적이 있었다. 당시에도 진로설계 강좌에 ‘Fail’만 뜨지 않으면 된다는 생각이 만연해 있었다. 몇 시간은 결석해도 된다. 과제는 대충 내는 정도로만 하면 된다. 수업 시간엔 참석만 하면 된다. 이렇듯 ‘Pass’를 맞기 위한 최소한의 기준선을 아슬아슬하게 왕복하면서 최대한 효율적으로 수업에 덜 참여하고자 하는 학생들이 많았으며, 그 기준선을 넘어 재수강을 해야 하는 동기들도 더러 있었다.


  신입생들에게 취업은 아직은 먼 일이라며 진로설계 강의 본연의 목적조차 무관심하게 대응하고, 자리만 채운다는 듯이 수업 중 친구들끼리 수다와 스마트폰을 하는 등 강의를 수강할 생각이 없는 태도를 보였다. 애초에 강의를 들을 생각이 없어 수업 시간 내에 할 다른 것들을 들고 오는 학생들도 있었다.


  하지만 본격적으로 전공 수업을 듣는 2학년이 되고부터 학과 전공 문제부터 앞으로 자신이 무엇을 할 것인지도 모른 채 고민하고 갈등하는 동년배들이 많이 보인다. 휴학과 졸업, 취업 문제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고 한데 똘똘 뭉쳐있던 친구들은 서서히 제 갈 길로 흩어지기 시작한다. 그때부터 서서히 자신의 앞날이 고민되며 진로에 대해 진지한 상담을 받길 원한다. 혹은 진로를 결정하지 못한 상태에서 자신이 선택할 수 있는 직업의 폭을 넓히기 위해 여러 스펙을 쌓아놓으려 다방면으로 노력한다.


  최근 잡코리아에서 직장인 421명을 대상으로 모바일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학창시절을 되돌아 볼 때, 가장 후회되는 것’이 ‘하고 싶은 일 또는 진로 파악을 좀 더 일찍 할 걸’이란 의견이 42.3%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그밖에 ‘좀 더 치열하게 취업 준비를 할 걸’이 14.0%를 차지해 진로에 대한 고민은 자신의 인생 설계에 필수적인 과정이므로 늦은 시기에 시작해서는 안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진로(進路)란 직역하자면 앞으로 나아갈 길이다. 경제적, 정신적으로 독립적인 자아를 구축하는 것, 사회 구성원으로서의 책임과 의무를 다하는 성인이 되어가는 과정이다. 자신의 존재를 증명할 수 있는 평생의 동반자로서 작용하는 직업을 제대로 선택하기 위해서는 신입생 때부터 자신의 진로나 직업에 대해 진지하게 탐구해야 한다.

조희윤 편집장 (서울과학기술대 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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