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축제에는 “어떤 대학에 누가 온다더라”같은 입소문이 늘 따라다닌다. 축제의 질과 정체성이 초청 가수와 진행자로 정해지는 풍토가 대학 사회에 만연하다. 심지어 많은 학생들은 이른바 잘나가는 연예인이 안 오면 이른 귀가를 선택하곤 한다. 이러다 보니 축제 기획단은 축제 프로그램보다는 ‘연예인 섭외’와 ‘가격 흥정’에 열을 올리게 된다.


  대학생 문화’라는 말을 꺼내자면 용기와 수줍음을 감내해야 하는 시대다. 대중문화가 대학생 문화를 압도해버린 상황에서 ‘축제’에 대학생만의 새로움을 기대하기 힘들다는 건 안다. 그럼에도 매번 몇 천만 원의 돈을 들이며 가수를 초청하고, 매년 반복되는 행사장에 들러 여흥을 즐기는 축제는 뒷맛이 씁쓸하다.


  대학만큼 인적 자원이 풍부한 곳도 드물다. 기획력만 따라준다면 생산할 수 있는 콘텐츠는 다양하다. 그렇기에 학교마다 제 색 없이 무미건조하게 진행하는 축제가 아쉬울 수밖에 없다. 시야를 조금만 넓혀도 즐길 거리가 많을 텐데 전례가 관습으로 굳어지면서 매해 진행되는 축제에 대한 기대는 점차 줄어든다.


  올해 축제기획단은 3일 내내 진행되던 야간공연을 2일로 줄였다. 학생들은 어김없이 ‘오늘은 어떤 가수가 오는지’를 물어보며 축제를 보낼 테지만 완고하게 지키던 ‘관습’으로부터 한 발짝 거리를 둔 거 같아 반갑다. 올해 축제에선 ‘무난하게 치르자’는 타협보단 ‘이렇게 바꿔보자’는 도전의 흔적을 보고 싶다. 야간공연을 이틀로 줄인 이번 축제에서 변화하는 축제의 고민의 흔적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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