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발표'의 주인공, 청룡가요제 예선 현장
  • 김혜원 기자, 엄은지 기자
  • 승인 2013.05.18 16:2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노래 좀 한다’는 학생들 도전장 내밀다

중대발표’의 주인공, 청룡가요제 예선 현장

‘노래 좀 한다’는 학생들
도전장 내밀다

▲ 열창하고 있는 참가자.

▲ 무대에 열중하는 관객들.

 

프롤로그
올해 축제 타이틀인 ‘중대발표’는 청룡가요제에 가장 잘 어울린다. 중앙대에서 ‘노래 좀 한다’는 학생들은 청룡가요제의 본선 진출 티켓을 놓고 매년 치열하게 경쟁한다. 청룡가요제 본선 진출 명단의 ‘중대발표’는 곧 축제의 하이라이트의 발표인 셈이다. 올해 총 80팀이 참가한 청룡가요제 예선은 지난 13일과 14일에 각각 중앙마루와 루이스홀에서 열렸다. 이 기사에서는 지난 14일 루이스홀에서 열린 청룡가요제 예선을 스케치했다. 다소 흐린 날씨 때문에 부득이하게 루이스홀에서 열렸지만, 그 열기는 다가올 여름 햇살처럼 뜨거웠다.      

 

▲ 한 참가자가 공연 때 부를 노래를 들으며 연습하고 있다.

S#1. 예선 준비
“어어, 조심해.”
무대에 설치할 스피커를 옮기던 기획단원 한 명이 하마터면 쓰러질 뻔했다. 5명이 스피커 하나에 달라붙어 옮기고 있지만 힘이 부친다. 가까스로 메인 스피커와 모니터 스피커 두 대씩, 네 대의 스피커가 무대 위에 세워진 뒤에야 기획단원들은 숨을 돌린다. 
스피커의 전선들은 바닥에 길게 늘어진 채 무대 맨 뒤에 설치된 음향 기기로 연결된다. 청룡가요제 예선을 위해 출동한 문화위원회 시스템국 팀원들은 한창 믹서와 파워앰프로 구성된 음향 기기의 상태를 점검하는 중이다. 다루기도 복잡하고 노후한 기계지만 오늘의 성패는 바로 음향기기의 능숙한 조절에 달렸다.
장비 설치가 진전되고 있을 무렵, 여성 축제기획단원들이 도착했다. 재잘재잘 떠드는 소리에 조용했던 루이스홀의 분위기가 금세 밝아진다. 기획단원들이 행사 준비에 박차를 가하는 사이, 오늘의 주인공인 참가자들이 속속들이 입장한다.
“지금부터 번호표 배부합니다.”
청룡가요제 예선 둘째 날의 신호탄이 솟아올랐다. 참가자들은 번호표를 목에 건 뒤 대기석으로 향한다. 참가자들은 저마다의 방법으로 긴장을 풀며 각오를 다진다. 연신 얼음물을 마시며 긴장을 푸는가 하면, 이어폰으로 참가곡을 들으며 연습하기도 한다. 참가자인 공승은 학생(철학과 2)은 “밴드 동아리 보컬이라 무대 경험이 많지만 이번엔 많이 긴장된다”고 말했다. 

▲ 스탭들이 음향 기기를 조절하고 있다.

▲ 스피커에서 기타 소리가 나오지 않자 스탭들이 고치고 있다.

S#2. 예선 현장
“청룡가요제 예선을 시작하겠습니다.”
오후 6시 30분, 드디어 운명의 순간이 다가왔다. 관중석은 참가자들을 응원하기 위해 참석한 관객들의 열기로 가득하다. 심사위원들도 매의 눈빛, 아니 당나귀 귀로 총 42팀의 참가자에게 집중한다. 
“참가번호 7번, 부르실 곡은 나윤권의 ‘나였으면’입니다.” 어려운 곡을 어떻게 소화할지 기대감에 부푼 관객들의 성원이 뜨겁다. 과연 참가자는 하이라이트 부분에서 고음에 성공하며 분위기를 한껏 고조시키지만 이내 최고의 불청객인 ‘삑사리’가 발생하고 만다. 본선진출을 향한 꿈이 좌절되는 순간, 사회자도 안타까움을 숨기지 않는다. “제가 다 아쉬운 삑사리였습니다.”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인다고 했던가. “참가하는데 의의를 두겠습니다”던 9번 참가자는 이내 애절한 목소리로 감탄을 자아낸다. 모든 이목이 김범수의 ‘보고싶다’를 부르는 그에게 쏠린다. 그런데 아뿔싸. 노래가 끝나기도 전에 그만 음향 문제로 MR이 먼저 끊기고 만다. 생목소리가 노출되자 감동의 무대는 여기저기서 터져나온 피식거리는 웃음으로 마무리됐다.  
‘음음~두비둡둡둡~’ 원곡의 허밍까지 세심하게 재현하는 22번 참가자. 그의 도전곡은 유명한 팝송인 제이슨 므라즈의 ‘I’m yours’다. 다소 정직한 발음, 간혹 틀리는 박자에 루이스홀은 삽시간에 웃음바다가 된다. 하지만 1학년 참가자의 자신감 있는 무대를 향한 환호만큼은 뜨겁다. 역대 무대 중 가장 폭발적인 반응을 의식한 음향팀은 이미 1절을 넘겼는데도 MR을 끊지 않았다. 얼떨결에 2절까지 부르게 된 참가자는 최선을 다해 열창하며 관객들의 환호에 보답했다. 그야말로 스타의 탄생이다.
음향장비가 노후하다보니 돌발상황이 일어나기도 한다. MR을 깔지 않고 젬베와 기타 연주로 승부를 본 31번째 참가팀은 무대에 두 번 서야 했다. 기타와 스피커의 연결이 완전하지 않아 기타 소리가 잘 들리지 않았던 탓이다. 공연팀장과 미디어국장까지 무대에 출동해 스피커와 씨름한 끝에야 기타 소리를 살릴 수 있었다.    
뛰어난 가창력으로 관객을 사로잡은 참가자들부터 너무 긴장한 나머지 옷자락마저 덜덜 떨리던 참가자들까지, 다양한 목소리들이 루이스홀에 울려 퍼지고 사라졌다. 이젠 심사결과만 남았다. 본선 티켓을 쥔 8팀의 참가자들은 누구일까. 

S#3. 또 다른 청룡가요제
“아직 마이크 되지? 노래 부르자!”
축제기획단 광장팀장인 김선민 학생(법학과 4)이 마이크를 잡는다. 그는 참가자들의 MR중 점찍어둔 것을 튼다. 참가자들도 관객들도 모두 루이스홀을 떠났지만 청룡가요제 예선은 계속된다.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축제에 지쳐있던 축제기획단. 그동안 무대 뒤에서 일했지만 이 순간만큼은 주인공이 돼 무대 앞에서 거침없이 노래를 부른다. 문화위원회 부위원장인 최명근 학생(전자전기공학부 3)은 애절한 발라드인 김범수의 ‘끝사랑’을, 진행자로 활약했던 유제희 학생(경제학과 3)은 악동뮤지션의 ‘외국인의 고백’을 열창한다. 서로 가수와 관객이 돼 또 다른 청룡가요제를 연 그들. 청룡가요제의 또 다른 참가자였다.    

 

등장인물
진행자ㅣ유제희씨 (경제학과 3)

▲ 진행자 유제희씨 (경제학과 3)

매년 축제기획단 공연팀에서는 청룡가요제 MC를 선발해야 한다. 선뜻 MC를 하겠다고 나서는 이가 없었지만 팀원들은 별다른 걱정을 하지 않았다. 다들 믿는 구석이 있었기 때문이다. 공연팀의 ‘믿는 구석’은 바로 유제희씨다. 평소 공연팀에서 분위기메이커를 맡고 있는 유제희씨는 공연팀의 김슬기라고 불린다. 한마디씩 던지는 개그가 케이블 프로그램 ‘SNL코리아’의 김슬기처럼 핵심을 콕콕 찌른다고 해서 붙은 별명이다.
김슬기라는 별명이 무색하지 않게 유제희씨의 진행스타일도 ‘돌직구’다. “정말 감미로운 무대였죠?”와 같은 틀에 박힌 멘트를 날리는 여느 아마추어 진행자와는 다르다. 고음의 노래를 버거워하던 참가자에게는 “내가 다 숨이 막혀요”라며 정곡을 찌르기도 하고 음을 딱딱 끊어 부르던 참가자에게는 “스타카토 좋아하시나 봐요”라며 촌철살인의 멘트를 날린다.
마지막 고음처리 부분에서 삑사리를 낸 한 참가자. 삑사리와 함께 끝난 무대엔 정적이 흐른다. “어이쿠 제가 다 아쉬운 삑사리였어요~ 너무 아쉽네요.” 유제희씨가 운을 떼자 객석에서도 웃음이 터져 나온다.

심사위원ㅣ유승준씨 (건축학부 5)

▲ 심사위원 유승준씨 (건축학부 5)

진행자의 웃긴 멘트에도, 관객들의 환호성에도, 심지어 참가자들의 아름다운 멜로디에도 진지함을 잃지 않는다. 공연 내내 포커페이스를 유지하는 무리의 정체는 바로 청룡가요제의 심사위원들이다. 그들은 참가자들이 노래를 부르는 동안 참가자들보다 더 긴장한 표정으로 점수표에 점수를 매겼다.
올해 청룡가요제 심사위원은 축제기획단장, 동아리연합회장, 동아리분과장 등으로 구성됐다. 그들 중 유별난 이력을 가진 사람이 있다. 유별난 이력의 주인공은 작년 청룡가요제 우승자 유승준씨(건축학과 5). 2012년, 축제의 열기 중심에 섰던 유승준씨가 올해는 심사위원석에 자리했다. 졸업작품 준비로 정신없는 요즘이지만 축제시즌이 다가오자 덩달아 마음이 들뜬다. 청룡가요제 우승이라는 타이틀까지 거머쥔 그이지만 참가자들을 보면 부러운 마음부터 든다. 무대 앞에 섰을 때의 설렘을 다시금 느끼고 싶기 때문이다. “노래 부르는 참가자들을 보면 저도 또다시 무대에 서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요.” 올해는 참가위원석에 앉아있지만 역시 그가 있어야 할 곳은 무대인가 보다.

CUT

 

“와 잘생겼다” “멋있다~”
무대에 오르기도 전에 우레와 같은 함성이 터져 나오는 참가자들이 있다. 바로 든든한 친구부대를 몰고 온 참가자들이다. 실내에서 펼쳐진 이번 청룡가요제의 객석은 대부분 참가자들의 친구들이 채웠다. 유독 관객으로부터 전폭적인 지지를 받은 한 참가자. 놀란 진행자가 “이 참가자분 친구들 손 한번 들어볼까요?”라 묻자 객석의 절반 이상이 손을 든다. 이 친구부대의 정체는 이번 총장기배 농구대회 우승팀 화학신소재공학부의 티코애다. 청룡가요제까지 점령한 그들은 끈끈한 우정을 자랑하며 우승팀다운 기량을 뽐냈다.

본선진출 8팀은 누구?
김제형(중어중문학과)/김지훈, 이희철,김준호, 김무현(건축공학과)/조우열(컴퓨터공학부)/김영현(수학과)/박수종(경영학부)/이재진, 최명진(사회기반시스템공학부)/천재인(정치외교학과)/이경석(경영학부)

 

글·사진 김혜원 기자 hye12@cauon.net
엄은지 기자 um_jee@cauon.net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