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 7일 두 차례에 걸쳐 학생생활상담소가 주관하는 2013년도 1학기 정신건강특강이 파이퍼홀에서 열렸다. 6일에는 정슬기 교수(사회복지전공)가 ‘대학생과 건강한 음주문화’를, 7일에는 박명진 교수(국어국문학과)가 ‘영화 <반두비>에 나타난 관계와 소통의 문제’를 주제로 진행했다.


6일 특강에서 정슬기 교수는 대학생 때 형성된 습관이 사회에서도 이어진다는 점을 지적하며 음주가 개인과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설명했다. 과도한 음주는 개인적 삶의 질을 낮출 뿐만 아니라 가정폭력과 직장 내에서의 결근을 부를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특강에서는 ‘첫 잔을 최대한 천천히 마시기’나 ‘빈속에 마시지 않기’ 등의 구체적 방안을 제시하며 적정음주량을 지켜 건강한 음주문화를 즐길 것을 권장했다. 적정음주량은 일반적으로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 정도의 음주량을 뜻한다. 표준잔으로 여자는 일주일에 소주 14잔, 맥주 7캔을 넘지 않는 것이 좋고 남자는 소주 28잔, 맥주 14캔을 초과하지 않는 것이 좋다.


7일 특강에서는 신동일 감독의 영화
<반두비>를 통해 한국 사회에서 타자와의 관계와 소통이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는지 알아봤다. 모든 사람

▲ 두번째 정신건강특강에서 박명진 교수가 반두비 영화의 줄거리를 설명하고 있다.
은 살아가면서 항상 낯선 타자와 마주한다. 박명진 교수는 “임신한 어머니의 입장에서는 태아도 타자”라며 “낯선 생명체를 어머니가 받아들여야 생명이 탄생하듯 ‘낯섦’은 거부할 것이 아니라 우리가 받아들여야 할 대상이다”고 말했다. 사실 타자는 외부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 내면에도 존재한다. 내 속에 존재하지만 외면하고 있는 수많은 편견들이 그것이다. 외부의 타자를 받아들이기 위해서는 우선 내면의 타자와 대화하고 화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내면의 타자, 외부의 타자 모두와 화해하는 것이 낯섦을 받아들이는 올바른 자세다.


하지만 순혈주의 경향이 강한 한국 사회에서는 혼혈이나 외국인 등 ‘인종적 타자’를 배척하는 일이 많다. 영화 <반두비>의 주인공 카림은 한국에 불법체류 중인 외국인 노동자이며 배척받는 인종적 타자로, 또 다른 주인공인 민서는 남성중심의 한국 사회에서 밀려난 약자로 그려진다. 영화는 카림과 민서가 서서히 서로를 이해하며 방글라데시어로 친구라는 뜻인 ‘반두비’가 되어가는 과정을 보여준다. 즉, 타자와의 화해가 영화의 주제인 셈이다.


‘관계’는 사회에 존재하는 수많은 낯선 타자들이 서로 익숙해질 수 있도록 숙련돼가는 과정이다. 이는 타자와 함께하고 서로를 이해하는 것이 진정한 관계임을 뜻한다. 영화 <반두비>는 이 과정을 보여주며 ‘타자의 윤리학’을 말한다. 박명진 교수는 “타자의 윤리학이란 타자를 받아들이고 환대하는 것”이라고 정의하며 타자의 윤리학이 중요함을 역설했다.


특강이 끝난 후 이승현 학생(국어국문학과 1)은 “영화를 미리 보지 못해 걱정했는데 교수님이 쉽게 풀어서 설명해주셔서 만족스러웠다”고 소감을 밝혔다.


대학생들에게 진로 다음으로 대인관계가 최대 고민으로 손꼽히는 지금, 관계와 소통을 다룬 이번 특강은 타자와 마주하는 법을 제시해준다. 학생생활상담소는 매학기 정신건강특강을 기획하고 있으며 이외에도 많은 개인 상담, 종합 인성검사 프로그램 등의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혼자 감당키 힘든 고민이 있다면 학교 학생생활상담소를 방문해보는 것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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