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캠 아트센터 내 구 ‘쿠벅 커피’ 공간이 유휴 공간으로 남아 있다. 현재 이 자리는 테이블과 의자 몇 개만 비치돼 있을 뿐이다. 지난해 9월 대학본부가 공간 용도 변경의 목적으로 밝혔던 ‘전시공간’으로서의 모습은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다.


  애초 대학본부는 ‘쿠벅 커피’ 자리를 학생들의 전시공간으로 변경하겠다는 입장을 강경하게 내비췄다. 전시공간이 필요하다는 학생 측의 요구를 수용해 공간을 개조하겠다고 한 것이다. 그러나 현재까지 대학본부는 ‘쿠벅 커피’ 공간을 개조하지 않고 있다. 용도 변경을 적극적으로 추진했던 당시와는 상이한 태도다. “쿠벅 커피가 위치했던 공간을 전시공간으로 특화시킬지에 관해서는 결정된 바가 없다”는 태도는 무책임해 보이기까지 한다.


  학생들을 위한 전시 등 다용도의 공간 활용도를 높이겠다는 대학본부의 취지는 적극 공감한다. 전시공간이 필요하다는 학생들의 요구를 수용해 발빠르게 움직인 거다. 문제는 애초부터 창문이 많고, 공간 규모가 좁아서 전시공간으로는 부적합하다는 중론을 무시하고 공간 용도 변경을 강행하다 오히려 공간활용도를 떨어뜨리는 비효율적인 행정처리다.


  손쉽게 입장을 선회하는 대학본부의 행정처리는 구성원들의 신뢰를 잃게 만든다. 간단한 여론 수렴과 자료 수집 절차 없이 세워진 기획에 중앙대는 활용도가 높던 공간 하나를 유휴 공간으로 바꿨다. 대학본부가 보다 신중하게 공간 용도 변경에 대처해 주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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