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인문사회계열 전체교수회의는 양측의 입장차만 확인한 채 끝났다. 양측이 입장을 발표하고 문답을 하기엔 회의 시간이 부족했다. 구조조정 위원회 구성 논의 역시 생산적으로 이뤄지지 못했다. 김호섭 부총장은 구조조정을 실행하는 위치에서 위원회를 만드는 건 “제 스스로 제 발목을 잡는 일”이라며 교수 단위에서 위원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학과 통·폐합을 논의하는 구조조정 회의에서 양보할 수 없는 지점이란 분명히 존재한다. 폐과해야 한다는 쪽과 학과를 지키고자 하는 쪽은 근본적인 입장차로 인해 타협점을 찾아가기 어렵다. 그러나 타협점을 찾기 어려운 사안의 성격이 대화 창구의 의미를 퇴색시키지는 않는다.


  의견차를 좁히기 위한 회의는 입장차가 극명한 사안일수록 필수적이다. 중앙대는 1차 학문단위 재조정 과정에서 ‘계열별 TFT’의 구조조정안과 본부안을 놓고 대화했으며, 수 차례 공청회를 여는 등 최소한의 민주적 창구는 열어 왔다. 이번 인문사회계열 구조조정에서도 위원회를 구성해 담당 학과 구성원뿐만 아니라 다른 학과 교수들의 여론도 수용하는 모습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인문사회계열은 ‘대화를 요구한다면 들어주겠다’는 입장에서 좀 더 나아가 다양한 학내 구성원들의 견해를 듣기 위해 적극적으로 자리를 만드는 모습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모든 대화의 시도를 구조조정을 지연시키거나 방해하려는 움직임으로 읽어선 곤란하다. 인문사회계열에서 적극적으로 대화에 나서주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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