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6일부터 28일까지 안성캠 총학생회 주최 봄농활이 진행됐다. 참여한 학생은 총 99명으로 보통 70~75명이 참가하던 선례에 비해 현저히 늘어난 수치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참여 인원 증가가 긍정적인 것만은 아니라고 말한다. 농활이 본래의 의미를 잃고 ‘농촌 컨셉의 엠티’나 ‘단순 봉사활동’으로 전락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우려에 대해 안성캠 총학생회 박상은 농활총책임자(실내환경디자인전공 3)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우선 농활의 준비 기간 및 과정에 대한 간략한 설명을 해 달라.
  “3주 정도의 체계적인 준비 기간을 갖는다. 마을 이장님들을 초청해 건의사항 및 주의사항을 듣고, 대대장들 간의 주기적인 회의를 통해 계획을 짠다. 신청서를 받은 후엔 사전 교육까지 마련해 진행하고 있다.”

  -사전 교육은 주로 어떤 내용인가.
  “각 계열이나 단과대가 배치될 마을의 농민들이 짓는 농사 종류, 농민들의 고충을 설명한다. 그리고 실제 파견됐을 때 우리가 할 활동들과 그에 따른 주의사항을 가르치고 마지막으로 꼭 지켜야 할 예의를 다룬다.”
  -농촌과 농민에 대한 이해를 하기에 충분하지 않은 시간이 아닌가.
  “그래서 첫날 밤에 한 번 더 교육을 한다. 농활에 2년 이상 다녀왔던 사람을 대상으로 교육담당자를 만들어서 하는 거다. 담당자끼리 회의를 거친 후 꼭 알려줘야 하는 것들을 중심으로 가르치기 때문에 단시간이라도 효과가 충분하다.”
  -농활 홍보는 어떻게 되고 있나.
  “농민들의 고충과 학생들의 고민을 서로 들으며 공유한다는 컨셉으로 홍보되고 있다. 그러나 캠퍼스 특성과 광고의 한계 상 더 많은 학생들을 끌어들이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건 사실이다.”
  -학생이 잘 모이고 있지 않다는 말인가.
  “아니다. 매년 봄농활에는 70~75명, 여름농활에는 200명 안쪽의 인원이 꾸준히 모인다. 이번 봄농활의 경우는 이례적으로 예년에 비해 30% 정도 증가한 인원인 99명이 참가하기도 했다. 그러나 더 많은 학생들을 모으려면 홍보 방법은 개선될 필요가 있다.”
  -실제 농활에서의 일과가 어떻게 되나.
  “농민들과 학생들을 섞어 서너 개의 팀을 짠 후 함께 밭을 일구는 등의 일을 시작한다. 끼니때가 되면 마을회관에 가서 직접 밥을 지어먹는다. 저녁까지 일을 계속하고 끝나면 간단한 정리 시간을 갖는다. 그 후에는 농민들과 함께 당일 있었던 일에 대한 토의를 하고 다음 날 일정을 논의한다.”
  -실제 농활에서 아쉬운 점이 있다면.
  “학생들이 마을별로 나뉘어져 일을 하기 때문에, 단합하고 모일 시간이 부족하다.”
  -학생들끼리의 단합은 엠티로도 충족될 수 있는 것 아닌가.
  “학생들끼리의 소통이 어느 정도 필요하다는 것이었지, 그것이 주가 된다는 말은 아니었다. 우리는 농활 본연의 목적을 살리기 위해 기획 단계에서부터 체계적으로 했다. 가장 신경 썼던 것은 정해진 일정을 따라가는 거였다. 다음 날 일에 무리가 가지 않게끔 술 문화를 없애고 취침하는데 힘썼다.”
  -농민들과의 소통은 충분히 되고 있나.
  “일을 하는 중간 중간 나는 짬은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을 수 있는 시간이다. 우리는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또한 일이 끝난 후의 회의 시간에서도 최대한 의견을 교환하기 위해 노력한다.”
  -농활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보나.
  “우리는 마을을 변화시킬 정도의 능력은 아직 부족하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혼자 계시는 어르신들의 이야기를 들어드린다거나, 안마를 해드린다거나 하는 소소한 일들뿐이다. 그러나 조금이라도 음식 대접을 하거나 최대한 많은 시간을 함께하는 등의 방법이 일손을 거드는 일과는 다르게 인간적인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농활이 봉사활동으로 전락되고 있다는 우려가 있는데.
  “우리가 농민들을 도와주는 것이 사실이기 때문에 봉사활동이 아니라고 말할 수는 없다. 그러나 주 목적은 아니기 때문에 봉사활동이라고 명확하게 이야기할 수도 없다. 특히 우리는 오는 여름농활에 참여하는 학생들에게 봉사시간을 지급하는 것을 계획 중인데, 이는 바쁜 와중에 따로 시간을 내서 좋은 뜻으로 농활을 가는 학생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됐으면 하는 바람에서지, 아예 봉사활동을 목적으로 한 사업이어서가 아니다.”
  -봉사시간을 지급한다는 것 자체가 농활의 의미를 흐리게 하는 것 아닌가.
  “실제로 농활을 신청하는 학생들이 봉사시간에 대한 문의를 많이 한다. 그러나 봉사시간을 주지 않는다고 해서 참여 의사를 철수하거나 하는 사람은 드물다. 봉사시간에 큰 의미를 두고 있지 않다는 거다. 그러니까 봉사시간을 지급한다고 해서 새삼스럽게 농활의 의미가 흐려지는 일도 없다.”
  -현 농활 체제에 한계점이 있다면 뭐라고 생각하나.
  “학생들의 능력에서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익숙하지 않은 까닭에 농사일에서 큰 역할을 하지 못한다. 기계가 고장 난다거나 해도 직접 고쳐주지 못하고 해결방안만 모색할 뿐이다.”
  -학교에서는 충분한 지원을 받고 있는 편인가.
  “이번 봄농활의 경우에는 버스비와 식대를 지원받았다. 식대 안에서 식재료를 구입한 후 음식을 해먹는 방식이었다. 그러나 부족한 감이 있어 이 부분 지원이 확대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앞으로의 일정은 어떻게 되나.
  “농민들도 학생들도 농활 기간이 길어지는 것을 원한다. 그래서 이번 여름농활은 예년에 비해 6일 정도 늘어난 14박 15일을 계획하고 추진 중이다. 날이 길어진 만큼 소통할 수 있는 기회도 많아지고, 또 농민과 학생 간의 연대가 좀 더 견고해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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