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에서 친숙한 이름과 마주했다. 중앙대였다. 기쁜 소식은 아니었다. 구조조정 문제였다. 학교 및 학과, 학생의 입장을 ‘기계적으로’ 다뤘다. 외부 언론이니 그럴 수 있다 싶었다. 중대신문이 나왔다. 내심 기대했다. 그러나 중대신문에서마저 이 문제에 대한 기계적 중립의 한계를 느꼈다. 실망스러웠다.

 

  제 1792호의 중앙대 구조조정 기사들은 중립이란 이름으로 첨예한 논란의 뒤에 숨어버렸다. 비판이 사라진 자리엔 ‘각자의 입장’이란 명분만 섰다. 문제의 핵심을 정면 돌파하지 않은 채 비껴갔다. 구조조정의 철퇴를 맞은 당사자들의 목소리는 학생 대표의 기고 및 인터뷰로 대체됐다. 중대의 이름을 건 언론이라면, 학교가 당면한 가장 큰 문제에 이런 식으로 접근해선 안 된다. 중앙대 구조조정은 어제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기억을 더듬어보면, 이 말이 처음 나온 게 벌써 2009년 무렵이다. 그 이후 학교는 단 한 번도 이 문제에서 자유로운 적이 없었다. 학문의 깊이나 전통이 아닌 ‘객관적 수치’가 언젠가부터 중앙대의 가치가 됐다. 중대 구조조정 논란은 결국 대학의 역할 및 존재에 대한 가치전도 현상이 빚어낸 참극이다.
 
  이번 구조조정 대상이 된 학과들은 복지 분야의 사회계열 과들이다. 풍문으론 문사철 및 자연과학에 이르기까지 순수학문을 다루는 과들에도 ‘비인기’ 딱지를 붙여 구조조정을 단행할 것이란 말이 들린다. 기본 학문을 백안시하는 대학이 과연 얼마나 높은 평가를 받을 수 있겠으며, 한 해 한 해의 수치에 연연해 폐과와 입과를 반복하는 학교에 과연 어느 수험생이 자신의 미래를 믿고 지원할 수 있을까. 중대 구조조정은 우리 사회에서의 대학의 의미를 반문하는 큰 문제다. 중대신문다운 활약을 바란다.
 
김은혜 동문 (신문방송학부 06학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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