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신문이 총 28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13 중앙대 식생활 보고서’에는 중앙대 학생들의 불만족스러운 식생활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학생식당부터 학교 주변 식당가까지 주위엔 항상 먹을 곳이 널려있지만 정작 식사엔 만족하지 못하는 학생들의 현실을 들여다봤다.  
 
  아침 거르는 건 예사= 설문조사 결과 58%의 학생들이 하루 평균 2끼 이하의 식사를 하고 있었다. 학생들이 주로 챙겨 먹는 식사시간을 살펴보니 ‘아침’은 17%에 그쳤으며 ‘점심’, ‘저녁’이 각각 37%를 차지했다. 3끼를 다 챙겨 먹지 못하게 된 배경으로는 ‘시간이 없어서(60%)’가 가장 많이 꼽혔다. 또한 아침을 거르는 여파는 고스란히 점심이나 저녁의 과식으로 이어지는 경향을 보였다.
 
  김나희 학생(사회학과 1)은 “자취하느라 아침에 차려먹긴 부담스러워 아침을 거르는 편이다”며 “외식이 잦아지고 아침에 못 먹는 만큼 한 번에 많이 먹게 돼 살도 찌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정적인 외식 메뉴, 영양 불균형의 덫= 대다수 학생들은 스스로의 식생활이 건전하지 않다고 생각했다. ‘영양상 균형잡힌 식사를 하는가’라는 질문에 균형잡힌 식사를 한다고 답한 학생은 17%(매우 균형잡힌 식사를 한다 2%, 균형잡힌 식사를 한다 15%)에 불과했다. 반면 ‘영양상 균형잡힌 식사를 하지 못한다’고 응답한 학생들은 41%로, 약 2배 높은 수치가 나왔다. 이들은 영양상 균형잡힌 식사를 하지 못하는 원인으로 불규칙한 식사와 한정적인 외식메뉴 등을 꼽았다. 엄선용 학생(역사학과 3)은 “외식을 하다보면 기름진 음식은 자주 먹지만 야채는 적게 먹게 된다”며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하지 못하니까 체력이 부족하고 밀가루 음식을 많이 먹으니까 피부에 트러블도 생겼다”고 말했다.
 
  배가 안 고파도…식사에 비친 사회생활의 단면= “언제 한번 밥 같이 먹자”라는 말은 상대방과 친분을 이어가고자 할 때 부담 없이 할 수 있는 말이다. 대학생에게 밥을 같이 먹는다는 것은 단순히 배고픔을 해결하기 위한 행위는 아니다. 설문조사에서 발견된 흥미로운 점은 많은 학생들이 외식을 하는 주된 이유로 ‘친분유지를 위해(친구, 선배 등과 관계유지를 위해)’를 택한 것이다. 이 답변은 ‘집에 머무르는 시간이 적어서(63%)’의 뒤를 이어 2번째로 높은 수치를 차지했다.
 
  임형재 학생(기계공학부 2)은 “친구들과 만나서 밥을 함께 먹으면 친분이 돈독해질 수 있어서 좋다”며 “어색한 사람과 함께 밥을 먹으며 친해진 적도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관계 유지를 위한 식사를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학생도 있었다. 사회대 A학생은 “후배에게 밥을 사줄 때 비싼 음식이나 내가 싫어하는 음식을 먹고 싶어 하는 경우 곤란하다”며 “수업시간을 맞춰서 함께 식사하느라 점심을 먹은 지 얼마 안되서 저녁을 먹어야 하는 상황도 있었다”고 말했다.    
 
  간식, 딱히 좋아서 먹는건 아냐= 시험기간 동안 교내 편의점엔 식사시간도 아까워 편의점 음식으로 끼니를 때우려는 학생들이 즐비하다. 시험기간이 끝난 뒤에도 편의점의 인기는 식을 줄 모른다. 편의점에서 제공하는 간편한 음식은 바쁜 생활에 쫓기거나 혼자 식사를 해야 하는 학생들에게 유용한 식사 해결 방편이기 때문이다.
 
  설문조사에 의하면 ‘간식으로 끼니를 때운 적이 있다’고 대답한 학생들은 88%에 달했다. 간식으로 끼니를 때우는 주된 이유는 ‘식사를 할 시간이 없어서(49%)’가 꼽혀, 시간에 쫓겨 간식을 차선으로 택할 수밖에 없는 현실을 반영했다. 김민수 학생(공공인재학부 1)은 “아침을 먹지 못해 햄버거나 빵 같은 간식을 대신 많이 먹는다”며 “불규칙한 식사로 영양소가 부족해서 비타민제를 섭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정운 학생(일본어문학전공 2)은 “시간이 부족해 간편한 식사를 찾다 보니 점심은 주로 샌드위치로 해결한다”며 “과제나 대외활동으로 너무 바쁠 땐 씹는 맛이 있는 버블티라도 먹는다”고 말했다.
 
  저렴한 가격도 학생들이 밥 대신 간식을 집게 되는 원인이다. 민용기 학생(정치외교학과 4)은 “생활비를 직접 벌어 쓰다 보니 식비가 부담된다”며 “편의점에서 파는 삼각김밥이나 도시락 같은 밥 종류는 저렴하게 먹을 수 있어 혼자 먹을 땐 항상 이용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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