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 없는 학문단위 개편 우리도 더 이상 ‘후퇴는 없다’
  • 중대신문
  • 승인 2013.05.05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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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문단위 구조조정 대상 전공 학생회장 4인

 

 

청소년전공  박정준 학생회장(2학년)         가족복지전공  이우리 학생회장(3학년) 

 

 
아동복지전공  한웅규 학생회장(3학년)   비교민속학전공  정태영 학생회장(3학년)
 
  2011년 학부제 전환 이후 잠잠했던 구조조정 논란이 다시 수면 위에 올랐다. 김호섭 인문사회계열 부총장은 학부 내의 다른 전공에 비해 상대적으로 전공 선택비율이 낮은 아시아문화학부 비교민속학전공, 사회복지학부 가족복지전공, 아동복지전공, 청소년전공에 대한 구조조정 계획을 발표한 상태다. 그러나 해당 전공 학생들은 ‘협의 없이 결정된 일방적인 통보’라며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지난 2일 예정됐던 공청회 장소에서 대립은 눈에 띄게 드러났다. 일부 학생들은 강당과 복도를 점거하며 ‘소통 없는 공청회’의 취소를 요구했고, 몇몇 학과 학생회장들은 집회를 열어 사안의 부당함에 대해 설파하기도 했다. 김호섭 부총장에게는 질문 세례가 쏟아졌다. 결국 공청회는 성사되지 않았지만, 이에 대해 여전히 말이 끊이지 않고 있다. 해당 전공 학생회장들을 만나 현 상황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공청회가 열리지 못했다. 각 전공 구성원들의 반응은 어떤가.
비교민속 공청회가 열리기 직전까지 끊임없는 설전을 벌였다. 공청회에 참여해서 의사를 표현할 것이냐, 아니면 아예 열리지 못하게 막는 것으로 입장을 밝힐 것이냐. 그러나 지난 가정교육과 사례를 봤을 때 공청회에 간다 하더라도 제대로 된 질문이나 주장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질 것 같지 않다는 판단이 나왔다. 그래서 강당과 복도를 점거하고 공청회를 막았다. 적게나마 입장을 밝힌 것 같아 다행이라는 의견이다.
청소년 공청회의 의미는 ‘중요 정책 결정이 법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을 말하기 위한 절차적 행사’다. 그 과정을 거치면 구조조정이 민주적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것을 증명할 수 있는 명분이 생긴다는 거다. 그러나 우리 역시 ‘날치기’로 진행될 것이라는 우려가 많았다. 이때문에 공청회를 막았고, 이것으로 우리가 결코 눈 뜬 장님이 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 같다.
 
-공청회 논란 현장에서 김호섭 부총장이 “2011년도에 해당 전공들이 이미 폐과돼 없어졌다”고 말했다는데.
아동복지 잘못된 논리다. 만약 폐과된 전공이었다면, 2011년도 학문단위 구조조정 이전의 ‘아동복지학과’와 현재 ‘사회복지학부 아동복지전공’은 다른 단위라는 말이 된다. 그렇다면 김호섭 부총장이 구조조정 근거로 제시한 전공 유출입인원 도표에도 다르게 나와야 한다. 그러나 유입에 ‘사회복지학부 아동복지전공’, 유출에 ‘아동복지학과’, ‘사회복지학부 아동복지전공’이 같이 나와 있다. 앞뒤가 다르지 않은가.
가족복지 공청회를 막는 자리에서 ‘2011년도 이전의 학과는 이미 폐과됐다. 지금 구조조정 대상이 되는 것은 2011년도 부터의 학문단위인 사회복지학부 안의 세 개 전공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다’는 말을 들었다. 그렇게 따지면 지금 우리와 후배들은 서로 다른 소속이라는 얘기 아닌가. 잘못된 발상이다.
 
-그렇다면 정확하게 구조조정 소식을 접한 시기는 언젠가.
가복 3월 말이었다. 그것도 학교 측에서 정확하게 얘기를 들은 것이 아니었다.
민속 학생회장임에도 불구하고 3월 말에 알았다. 
 
-김호섭 부총장이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꾸준한 면담이 이뤄지고 있었던 것으로 나와 있다.
아복 사실과 무관하다. 지난달 8일과 15일에 김호섭 부총장과 면담을 했던 적이 있지만 그전에는 없었다.
민속 교수님들의 비공식적인 식사자리에서 나온 말을 전해듣는 과정에서 구조조정 사실을 처음 알았다. 그때부터 발 등에 불 떨어진 것처럼 동분서주하면서 대화를 시도했다. 꾸준한 면담이 이뤄졌다고 볼 수 없다.
 
-지금 각 전공 상황들은 어떤가.
가복 학기 초반에 별다른 걱정 없이 신입생을 받았다. 우리 전공에 관심 있는 후배들을 학생회 차장단으로 배정해두기도 했다. 그런데 구조조정 논란이 터져버린 거다. 후배들은 일단 자신들의 전공을 선택할 수 있게 되느냐, 마느냐보다 이런 논의 자체가 됐다는 것을 안타깝게 여기고 선배들과 공감대를 형성하더라. 일단은 든든하게 서로에게 의지하고 대응하고 있는 상황이다.
청소년 학부제를 처음 도입할 당시만 해도 폐과에 대한 심각한 우려는 없었다. 어느 정도의 위험성이 있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확실하지 않았던 거다. 알고 있었던 것은 3년간의 유예기간이 있다는 것뿐이었다. 그런데 그 마지막 해인 올해, 갑작스럽게 폐과설이 들려왔다. 3년은 지켜봐 주기로 약속된 것이 아니었냐고 반문했으나 서면상으로 나와 있는 게 없어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민속 자리가 잡혀가는 중이었다. 특기자 전형으로 여섯 명을 선발하기도 했고, 비교민속학전공 이름과 커리큘럼을 수정하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는 중이었다. 그런데 일방적으로 구조조정 통보를 받았고, 수업권뿐만 아니라 학과의 존폐 마저도 위기로 다가왔다. 
 
-그러나 구조조정의 큰 이유 중 하나인 전공 선택비율은 극복해야 할 문제가 아닌가.
가복 온전히 우리의 잘못은 아니다. 2011년 당시 우리는 대부분의 수업이 안성에서 열리고 있는 상태였다. 이때문에 재학생들은 거의 안성에 있었다. 그러나 곧 전공이 서울로 올라오게 되면서 안성과 서울 학생 사이에 괴리감이 생기고, 홍보를 할 수 있는 수단도 줄어들게 되었다. 물리적 구조에서 오는 문제점이 컸다.
아복 아동복지법 제13조 2항에 보면 ‘아동복지 전담 공무원은 사회복지사업법 제11조에 따른 사회복지사 자격을 가진 사람’이라는 문장이 있다. 그런데 지금 아동복지전공 커리큘럼 상으로는 사회복지 과목이 전공으로 인정되지 않고, 열리지도 않고 있다. 아동복지 전담 공무원이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것을 법에서도 규정하고 있는데, 학교는 아동복지전공에서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도록 보장하지 않았다. 그래서 아동복지전공으로 오려고 하는 학생의 수가 줄어들 수밖에 없는 구조가 형성됐다. 
청소년 적은 전공 선택비율이 교수님들의 노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라는 일부 시각도  있다. 그러나 교수님들이 세일즈맨도 아니고 학생들을 끌어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말은 부적절하다고 본다. 
 
-구조조정 논란 초반 중대신문의 취재요청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였다. 이유가 있나.
가복 우선 우리가 직접 들은 사실이 아니었고 확실치 않은 것도 많았다. 이런 상황에서 중대신문과 인터뷰를 하거나 보도가 되면 의도치 않은 오해가 생길 수 있다고 생각했다. 더불어 전공을 선택해야 하는 학부생들에겐 폐과가 논의가 됐다는 자체가 부담스러운 일이기 때문에 최대한 말을 아끼는 편이었다. 
청소년 구조조정에 대한 이야기가 공론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학생들을 혼란에 빠지게 하고 싶지 않았다. 
민속 마찬가지다. 구조조정에 대한 이야기가 말도 안 되는 것이기 때문에 이런 이야기가 당연히 중대신문에 실리지 않았으면 하는 생각에 말을 아꼈다. 하지만 지난달 15일에 김호섭 부총장의 입장이 실린 기사가 공식적으로 보도됐고 이제는 우리도 학생들에게 알권리가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있다.  
 
-2012년도 4개 전공의 학생 유출률이 다른 과에 비해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민속 대학본부는 모든 전공의 학생 유·출입 수를 똑같은 지표로 계산했기 때문에 악의적인 의도가 없었다고 말한다. 그러나 군대 간 학생도 있는데 이를 모두 유출인구에 넣었다. 게다가 불안함을 느껴 전과하거나 휴학한 학생도 분명히 있을 것인데 이를 고려하지 않았다.  
청소년 물론 공정하게 된 것은 맞다. 그러나 선택한 전공 안에서 나가지 않고 버티고 공부하는 사람들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생각한다.  
 
-대학본부는 구조조정 대상 전공 학생들에게 전과나 수업권 보장 등의 회유책을 제시하고 있다. 타협할 생각이 있나.
청소년 최종 결론이 나기 전까진 전혀 없다. 타협부터 생각한다는 것은 패배를 인정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만약에 폐과가 된다면 학교에서 제시하는 전과나 학생들의 수업권 보장은 당연히 받아야 할 권리다. 
아복 만약 집에서 잘살고 있는데 ‘너희 여기서 나가서 하숙에서 살아’라고 하면 누가 자기 집 버리고 하숙하러 가겠나. 
민속 다른 세 전공도 마찬가지겠지만 민속전공의 경우, 큐레이터 같은 직업을 생각하고 들어온 학생들이 많다. 그만큼 민속전공을 하고 싶어서 들어온 학생이 있기 때문에 여기에 대해서 입장 표명을 해야 한다고 본다. 
가복 우리 또한 전혀 타협할 생각이 없다. 학교 본부에서 제대로 된 약속과 상의 없이 말을 계속 바꾸는 상황이 아닌가. 대학 본부에서 제시한 것이 얼마나 믿을만 하고, 얼마나 지켜질 수 있는지 모르겠다. 
 
-가족복지전공의 경우, 구조조정안에 동의했다는 말이 있었는데.
가복 사실이 아니다. 어떤 학과가 전과라는 것을 받고 싶어서 폐과를 하자고 주장하겠나. 총회 때도 분명히 구조조정에 반대하고 폐과에 반대한다는 것이 기본 전제였다. 그러나 우리가 좀 앞서 갔다고 생각할 수 있는 점은 만약 구조조정이 막을 수 없고 받아들여야만 하는 상황이 생겼을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학우들의 입장이 궁금했다는 점이다. 그러나 이 점이 구조조정을 찬성한다는 것은 아니었다. 
 
-그럼 대학본부에서 제시한 수업권 보장은 가능하다고 생각하나.
가복 우리의 경우 2011년부터 수업권 보장이 약속돼 있었다. 학적이 안성이다 보니까 서울에 있는 학부생에 대한 수업권 보장이 아니라 안성캠 학생의 수업권 보장이 주였다. 그러나 그것마저도 제한되고 있다.
민속 말이 수업권 보장이지, 우리가 듣고 싶은 수업은 막상 듣기가 힘들다. 수업권 보장이라는 것이 허황돼 보인다. 또한 복수전공으로 민속학을 선택한 학생도 많은데 일방적으로 수업권이 박탈되고 있다는 생각이 크다. 
 
-결국 ‘학교가 원하는 대로 진행될 것이다’는 말도 나온다.
아복 틀린 말은 아닐 수 있다. 대학본부도 두산그룹도 산전수전 다 겪은 곳이다. 구조조정에 임하는 태도가 우리보다 적극적일 것이고, 훨씬 조직적이고 다양한 정보를 가지고 움직일 것이라는 정도는 알고 있다. 
민속 그런 이야기 때문에 마음이 무거웠다. 그런데 공청회가 예정됐던 장소에서 ‘하고 싶어하는 공부 지키겠다’는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있는 신입생을 봤다. 11, 12학번도 마찬가지다. 온 힘을 다해 최선을 다하겠다.
 
-앞으로의 계획은 어떻게 되나.
아복 구조조정 공동대책위원회 활동을 계속 이어나갈 것이다.
청소년 구조조정이 인기투표가 아니라 학과의 필요성과 중요성에 의해 결정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학교 내부적으로도 노력함과 동시에 외부적으로도 각종 청소년 관련 기구나 언론에 청소년의 비전과 존폐위기에 대한 사실을 많이 알릴 계획이다. 이 과정에서 과격하거나 학생들에게 피해를 주는 행동은 우리도 원하지 않는다. 모든 학생이 평화적으로 상처받지 않고 피해받지 않는 선에서 결과가 어찌 됐든 후회 없이 최선을 다할 것이다.
민속 우리가 옳은 말을 하고 의미 있는 것을 하기 때문에 앞으로도 지치지 않고 계속해서 요구를 할 것이다. 
글 우마루내 기자 owo_woo@cauon.net 
임기원 기자 silviaim@cauon.net
사진 김해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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