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월요일 등굣길이면 가판대에서 <중대신문>을 만난다. <중대신문>은 살짝 내려다보이는 높이에, 종으로 곱게 절반이 접힌 채 1면 커버사진을 빛내고 있다. 그러니까 이 1면 커버사진에는 가장 중요한 사진이 실려야 한다. 4월 8일자 <중대신문>에서는 컵라면, 삼각김밥, 빵, 그리고 테이크아웃 커피가 올라가 있는 스테인리스 식판이 그 영광을 차지했다. 
 
  ‘밥은 먹고 다니냐’는 제목을 단, 대학생 식생활 실태 심층기획이 커버를 장식한 것이다. 3월 내내 대학생 주거 실태 기획을 연재하고 이제 식생활 실태를 파고드는 의도는 훌륭하다. 아무리 세계가 복잡해져도 결국 인간을 결정짓는 건 의·식·주 3요소다. 글 싣는 순서에 보이는 세 편의 제목들이 어쩐지 엇비슷해 보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시의적절한 기획인 건 분명하다.
문제는 이 기획이 커버를 장식하는 것이 맞느냐는 점이다. 전체학생대표자회의(전학대회)가 6년째 무산됐고, 3년 만에 전체학생총회를 앞두고 있는 시점이었다. 이 시점에 가장 주목받는 지면을 스테인리스 식판으로 채운 것이 학보사의 최선일까? 
 
  <중대신문>은 사설에서 전학대회를 무산시킨 학생대표자들의 무책임을 비판했다. 그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다는 뜻이다. 전체학생총회는 전학대회의 상위 의결기구다. 학생이 학교의 주인이라는 대표의식을 고취시킬 수 있는 행사다. 따라서 학생총회는 전학대회보다 중요하며, 그 점은 <중대신문>도 익히 알고 있으리라 생각한다. 1면 커버는 학생총회가 장식해야 했다. <중대신문>은 공익에 기여하는 학보사로서 학생총회 개최에 힘을 실어주어야 했다. 3단 기사로 짧게 처리할 일이 아니었다. 학생총회가 7년 만에 성사됐지만, <중대신문>은 그에 보탬한 것이 없었다.
강남규 학생 (정치외교학과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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