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대학교 서울캠퍼스 전체학생대표자회의(이하 전학대회)가 항상 아슬아슬한 정족수로 개회 혹은 무산을 반복하고 있다. 전학대회는 투표 혹은 추천으로 선출된 각 학년 대표, 과대 표, 단대 대표가 참여하는 의결기구다. 전체학생총회를 제외하곤 가장 높은 의결기구니 이 회의에서 정책의 방향을 좌우하는 안건들이 상정됨은 말할 필요도 없다.
 
  하지만 최근 열렸던 전학대회(총 373명 중 211명 참석)를 비롯해 최근 3년간 학생대표들의 참여율은 아주 저조하다. 심지어 2010년 2학기에는 정족수 미달로 전학대회가 연달아 두 차례나 무산됐었다. 다행스럽게 개최됐다 하더라도 대표자들이 회의 도중 회의장을 벗어나 몇몇 안건에 대한 논의는 수차례 미뤄지기도 했다. 
 
  학생들의 ‘대표’가 회의에 불참하는 이유는 지극히 ‘개인적’이다. △늦은 시간까지 진행되는 회의로 인해 개인적인 사정에 무리가 가기 때문에 △아르바이트 때문에 △학업에 영향을 미쳐서 등이 이유로 꼽혔으니 말이다. 심지어 익명을 요구했던 학생대표 A에 따르면 “일부 학생대표들은 회의 시작 전에 나눠주는 식사만 하고 회의엔 불참하는 모습을 보기도 했다”고 말했다.
 
  일부 학생 대표들의 이러한 모습을 보면 그들이 진정 ‘학생’을 ‘대표’할만한 자격이 있는지 의문이 든다. 대표자들은 ‘민주주의 원칙에 의거한’, ‘선출된 대변인’, ‘소통하기 위해 노력하는’, ‘책임을 다하는’ 등의 모습을 표방하며 학생들의 일꾼이 되길 자처했다. 하지만 그들의 행보를 보면 그들이 초심을 잃지는 않았는지 우려스러운 마음이 든다.
 
  학생들은 이런 대표자들에게 실망을 감추지 못했다. 자신의 권리와 이익을 대변할 사람을 뽑았으나 그 사람을 믿지 못하는 모순도 학생들을 실의에 빠지게 했다. 일반 학생 인터뷰 중 “봉사보다는 스펙을 위해 대표가 된 것이 아닌가 싶다”는 말이 학생대표들의 위치를 반증하는 예가 아닌가 싶다.
 
  일부 학생 대표들이 자신의 책임을 다하지 않는 이유는 △회의 참가는 개인의 자율에 맡겨진 점 △회의에 불참했을 시 제재할 수 있는 수단이 없다는 점 △학생들이 학생회의 행보 및 권리 이행 감시에 소홀한 점을 들 수 있다. 의무 이행에 관한 부분을 명문화 하지 않았거나 문서가 효력이 없는 경우 개인의 책임감을 탓해야 한다. 제재수단이 없다는 점은 구조적인 문제로 학생규칙을 개정하지 않는 한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가장 큰 문제는 ‘학생들의 무관심’이다. 전학대회에 참여하지 않는 1차적인 책임은 학생대표에 있지만 학생들은 이런 대표자들의 모습에 실망만 할 뿐 여전히 ‘방관자’로 남아있다.
 
  그렇다면 학생대표들이 자신의 책임을 다하게 하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할까. 기본적으론 대표로 선출된 학생들은 자신의 의무와 대표자라는 위치를 잊지 않고 이를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것이 중요하다. 덧붙여 학생들 또한 노력하는 대표자들에겐 아낌없는 칭찬을 보내고 의무를 소홀히 하는 대표자들에겐 끊임없는 비판을 하길 바란다.
 
 
이희진 편집국장
한대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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