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은 먹고 다니냐

  오늘 밥은 맛있게 드셨습니까? 아, 이런 질문 자체가 무색해질 수 있겠네요. 오늘 밥을 굶으셨을 지도 모르니까요. 요새 밥을 거르는 중앙대 학생들이 주변에 너무도 많습니다. 최근 유행하고 있는 ‘1일 1식’ 때문이냐고요? 아닙니다. 알고 보니 1일 1식은 사실 중앙대 학생들에게 새로운 트렌드는 아니었습니다. 그들의 생활에서 이미 ‘비자발적인’ 1일 1식을 하고 있는 모습을 엿볼 수 있었으니까요. 

  이번주 심층기획부에서는 밥을 굶고 있다는 중앙대 학생 23명을 만나 그들의 밥 굶는 사연을 들어봤습니다. 팍팍하고 바쁜 대학생활 때문에 끼니를 거르고 다니는 학생에서부터 경제적인 어려움 때문에 정말 밥을 굶을 수밖에 없는 학생까지, 사연은 매우 다양했습니다. 취업준비 등 나중에 밥을 벌어 먹고살기 위해 지금 밥을 굶고 있는 학생들도 있었고, 마른 몸매를 유지하기 위해 배고픔을 외면하는 학생들도 있었습니다. 

  학생들의 사연은 제각각이었지만 ‘밥 한 끼쯤이야’하고 거르는 모습엔 공통점이 있었습니다. 생활에 치이고, 가난에 치이고, 여러 사회적인 압박에 치여 사람의 가장 기본적인 권리 중 하나인 ‘밥’을 포기했다는 점입니다. 남들에게 뒤처지지 않기 위해 밥 먹는 시간조차 아껴 자기 계발에 힘쓰는 A군의 사연과 “남들의 시선 때문에 독하게 다이어트를 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는 B양의 결심을 온전히 ‘자발적’이라고 볼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심층기획부에서는 이번주부터 밥을 ‘잘’ 챙겨 먹지 못하는 중앙대 학생들에 대한 기획을 시작합니다. 지난 4월 3일부터 5일까지 중앙대생 281명을 대상으로 ‘2013 중앙대 식생활 보고서’라는 이름의 설문조사를 진행했습니다. 설문조사에는 하루 몇 끼의 식사를 하는지, 규칙적인 식사를 하는지 등 식습관에 대해 묻는 질문이 포함됐습니다. 또한 외식과 간식에 대한 내용도 포함시켜 중앙대 학생들이 ‘먹고 있는 것’에 대해 세밀히 살펴보았습니다. 

  밥을 굶는 학생들의 사연을 모은 첫 주를 시작으로, 중앙대 학생들의 식생활에 대해 파헤쳐 볼 예정입니다. 중앙대생들의 식사패턴은 어떻게 되는지, 하루 식사 중 외식의 비중이 얼마나 되는지 등 여러분이 먹고 있는 것을 돋보기로 들여다 볼 것입니다. 또한 학생들의 식단을 분석해 식생활이 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볼 계획입니다.

  위 사진이 보이시나요? 삼각김밥, 컵라면, 빵까지 모두 여러분이 즐겨먹는 것들입니다. 바쁜 일상 속에서 빈약해져가고 있는 여러분의 식단을 카메라에 담았습니다. 이번 심층기획을 통해 대학생의 식사에 대해 돌아보는 계기가 되길 바랍니다. 오늘 밥은 맛있게 드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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