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울어?”
“어? 응 ~ 아니 저 대사가 좋아서.”
 

 얼마 전에 가족들과 같이 <에반 올마이티(Evan Almighty)>란 영화를 봤습니다. 현대판 노아의 방주를 만든다는 코믹영화였는데 영화를 보다가 중간에 제가 눈물을 흘리자 제 둘째 녀석이 묻더군요, 아빠 왜 또 우냐고.


  저는 눈물을 잘 흘립니다. 운전하다 차창으로 보이는 햇살이 너무 고와서 눈물을 흘리고 TV를 보다가 주인공 대사가 기가 막혀 눈물을 흘리고 책을 읽다가 가슴이 뭉클해져서 또 그러고.


  그런데 제가 영화를 보면서 눈물을 흘린 이유는 영화 속 누군가가 주인공에게 한 질문 때문입니다. 그 사람은 이렇게 질문합니다. “사람들이 사랑하게 해달라고 기도할 때 하느님은 그들에게 사랑을 줄까요, 아니면 사랑할 수 있는 기회를 줄까요?”


  사랑을 주는 것과 사랑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 비슷한 이야기 같지만 무척 다른 의미를 지니고 있는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기회라는 것은 성공을 위한 관문, 즉 시험을 의미하기 때문이지요. 우리가 어떤 것을 갈구하면서 기도할 때 신께서 주시는 것은 갈구하는 대상 그 자체가 아니라 그 대상을 얻을 수 있게 만드는 시험, 즉 기회를 한번 더 주시는 것이라고 해석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일이 잘 안 풀릴 때 신에게 기도를 하고 일이 원하는 방향으로 이뤄지기를 그냥 기다립니다. 하지만 신께서 주시는 것이 제가 원하는 것 그 자체가 아니라 그것을 얻을 수 있는 기회라면 그냥 앉아서 결과를 기다리기 보다는 내가 원하는 것을 얻는 바로 그 순간까지 계속해서 노력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을 해 봅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한번도 그러지 못했다는 생각에 아마도 깨달음의(?) 눈물을 흘린 것 같습니다.
 

  사실 지금까지 저는 가슴 한 구석에 제 능력에 대한 고민과 광고에 대한 회한 등으로 더 이상 열정을 가지고 일을 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제가 깨달은 것은 바로 신께서 제게 많은 기회를 주셨고, 그로 인해 지금의 제가 있는 것이며 아직도 광고인으로서의 열정을 가지고 목표를 성취하기 위한 노력을 한다면 앞으로도 제게 더 많은 기회를 주실 것이라는 겁니다. 아마도 제가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을 때까지. 아니 제가 그 기회를 활용해 원하는 것을 얻을 때까지 말입니다.
 

  여러분께선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한 열정과 신념을 가지고 계신가요? 그렇다면 이제 남은 것은 얻을 때까지 노력하는 것입니다. 신은 기회를 주시고 그 기회를 활용해 원하는 것을 얻고 또 얻지 못하고는 바로 우리들 자신의 몫이기 때문입니다. 열정과 신념을 가지고 끈질긴 노력으로 원하는 것을 얻었을 때 여러분께 누군가가 이렇게 물어볼 것입니다.
“어~ 좋은데 왜 울어?”

이우철 강사 광고홍보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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