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신한다면 오존층처럼
  • 이정윤 기자
  • 승인 2013.03.31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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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콜솜을 들고 있는 정헌지 팀원.

  많은 사람이 드나드는 학생회관 정문, 그 옆에 보건관리소가 있다. 햇볕이 따뜻하게 내리쬐는 그곳에 들어가 보니 햇살만큼 밝은 표정으로 사람들을 반기는 한 분이 있다. 바로 서울캠 보건관리소 정헌지 팀원이다.
 

  그녀는 97년도 중앙대에 입학해 간호를 전공했다. 졸업하자마자는 서울 아산병원에 취직했다. 그러나 ‘하나의 기억’ 때문에 병원 생활에 만족하지 못했는데, 바로 대학 재학 시절 중앙대 부속 중학교에서 보건 실습을 했을 때의 기억이었다. 그날은 그녀가 며칠을 꼬박 준비한 보건교육을 하는 날이었다. 눈이 말똥말똥한 아이들에게 이것저것 꼼꼼하게 알려줬고 끄덕이는 고개들을 봤다. 그녀는 자신이 저 아이들에게 건강을 선물했고 아이들의 인생을 변화시킬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더할 나위 없이 뿌듯했다. 단순한 의료인이 아니라 ‘보건교육’을 겸할 수 있는 간호사가 되고 싶다고 생각하게 된 것이다. 그리고 그녀는 병원에서 일한 지 2년하고도 두 달이 더 되는 시점에, ‘그 기억’을 좇기로 했다.
 

  지금은 그렇게도 원하던 학교에서 일하고 있다. 2004년도에 시작해 지금까지 십 년째 모교인 중앙대에서 근무하고 있는 것이다. 그녀는 진료업무, 보건교육, 건강캠페인, 금연 클리닉을 포함한 건강증진사업 등 중앙대의 모든 식구에게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일을 한다.
 

  그녀가 일하는 보건관리소에는 하루 평균 130여 명의 환자들이 드나든다. 너무 많은 수라 그런지 환자 얼굴보다도 상처를 더 잘 기억한다. 하지만 그녀에게도 얼굴이 기억나는 학생이 한 명 있다. 평소와 다르게 한산한 날이었다. 한 명 한 명 여유 있게 찾아오는 환자들을 돌보고 있었는데 갑자기 코와 입 주변이 피투성이가 된 여학생이 들어왔다. 입에 야구공을 정통으로 맞은 것이다. 놀람을 감추고 얼마나 다쳤는지 확인하는데 윗니 3, 4개가 빠져있었다. 얼른 지혈하고 빠진 이를 우유에 넣어 중대병원으로 보냈다. 며칠 뒤 한 학생이 찾아와 감사하다는 인사를 했지만 그녀를 한 번에 알아보지 못했다. 상처가 없는 얼굴을 알아보지 못한 것이다.
 

  2005년 5월부터 실시한 금연클리닉 1기생이었던 한 교직원은 여전히 그녀에게 감사인사를 한다. 담배는 끊는 게 아니라 평생 참는 거라는 말도 그녀 앞에선 무색했다. 6주간 진행된 클리닉으로 교직원은 올해로 8년째 담배도 끊고 건강도 많이 좋아졌다. 그녀는 매주 금연클리닉 참가자들에게 상담을 해준다. 어떤 점이 힘드냐는 개인적인 고민을 들어주는 것부터 금연을 해야 하는 당위성을 설명해주기까지 한다. 혈압과 일산화탄소 수치를 측정해주기도 한다. 측정을 통해 개선된 건강을 보면서 그녀도 참가자도 보람을 느낀다. 그녀는 교육자이자 상담자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것이다.
 

  힘든 일도 많지만 ‘좋아서하는 일’이라 즐겁게 일하는 그녀다. 그녀의 밝은 마음이서부터 중앙대의 안전을 밝혀준다. 자외선으로부터 지구의 생명체들을 보호해주는 오존층처럼 그녀도 우리를 질병으로부터 지키기 위해 노력한다. 그녀는 오늘도 밝음과 따뜻함으로 중앙대 식구를 위해 항상 대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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