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방은 창조의 어머니’라고 했던가. 20조의 경제 가치를 생산한 일본의 대표 만화영화 ‘포켓몬스터’의 캐릭터들은 만화가의 머릿속에서 뚝딱하고 만들어졌을 법하지만 사실은 2400여 년 전부터 존재했던 캐릭터였다.


  포켓몬들의 조상이 잠들어있던 곳은 중국에서 가장 오래된 지리서이자 신화집인 ‘산해경’이었다. 고대 중국인들의 세계관과 삶의 모습이 담겨있는 산해경은 중국인들이 상상한 여러 요괴의 모습이 담겨있다. 이 때문에 산해경은 허무맹랑한 거짓 혹은 보잘 것 없는 것으로 여겨져 오랫동안 가치를 인정받지 못했다.


  현대에 들어서야 문화가들이 중국인들의 상상력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대표적인 것이 일본의 만화영화 포켓몬스터다. 산해경에서 팔이 여러 개 달린 사람의 형상을 하고 있는 ‘삼신국’은 포켓몬스터에서 ‘괴력몬’이란 캐릭터로 재탄생했다. 또 신화 속 수염 달린 잉어 ‘문요어’는 ‘잉어킹’의 탄생에 모티브를 제공했다.


  이외에도 신화 속 캐릭터는 민중문화에 군데군데 깃들어있다. 꼬리가 아홉 개 달렸다는 구미호 역시 산해경에서 먼저 모습을 드러냈다. 과거엔 여자로 변해 남자를 유혹해 간을 빼먹는 요괴로, 현대엔 영화와 드라마 등 여러 문화컨텐츠 속에서 활용되고 있다. 한민족의 전설 속 주인공으로 아직까지도 사랑받고 있는 캐릭터다.


  신화 속 이야기들도 참신한 문화 소재로 평가받고 있다. 수천년 동안 존재했다는 것은 사람들에게 잊히지 않고 사랑받아왔다는 것을 의미한다. 신화는 단순해보이지만 탄탄한 이야기 구조를 갖고 있어 앞으로 만화영화, 게임 등의 다양한 문화산업에 활용될 예정이다. 유봉구 교수(일반대학원 중국지역학과)는 “산해경은 여러 문화 방면에 창의적 단초를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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