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민정 시인이 환하게 웃으며 강연하고 있다. 사진 한영진 기자

지난 26일 서울캠 학생회관 ‘CAU Student Lounge’에서 김민정 시인(문예창작학과 98학번) 초청 특강이 열렸다. 최영은 인권센터장(심리학과 교수)은 “아직은 우리나라에서 소수자인 여성을 배려하자는 의미로 여성의 날 행사를 기획하게 됐다”고 행사 의도를 밝혔다.


 김민정 시인은 “보수적인 한국 시단 사회에서 쓰고 싶은 대로 시를 쓰며 행복하게 사는 내 이야기가 학생들에게 희망이 되지 않을까 싶다”며 특강을 시작했다. 김민정 시인이 학교에 다닐 당시 문예창작학과는 여교수가 한 분도 있지 않을 정도로 보수적이었다. 그녀는 자유롭고 솔직한 시를 쓰고자 했지만 남성적인, 권위적인 분위기의 학교는 이를 용납하지 않았다. 어느 날엔 한 교수가 그녀가 쓴 시를 집어던진 일이 있었는데 우연히도 종이가 옆에 있던 통에 빠져버렸다. 마치 휴지통에 버려진 것 같았다. 그녀는 “(버려진) 시를 주울까 말까 고민하면서 처음으로 글쟁이로서의 자의식을 느꼈다”고 말했다. 전에는 시를 그렇게 열심히 쓰지 않았는데 버려진 시를 보는 순간 자신이 얼마나 시 쓰는 일을 좋아하는지 깨닫게 된 것이다. 그때부터 그녀는 주위에서 뭐라고 하든지 ‘김민정’식대로 시를 쓰기 시작했다. 


 과거에 비해 요즘은 여성 시인으로 살아기기에 환경이 많이 좋아진 편이다. 그녀는 “1999년에 등단할 당시에는 정신병이 있느냐고 물어보는 사람도 있었다”고 말했다. 그녀의 시가 성(性)적으로 적나라하고 거침없어 당시의 보수적인 사회에선 용납되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그녀는 스스로를 ‘고슴도치’라고 칭하며 보수적인 사회 분위기 속에서도 끊임없이 가시를 세웠다. 그러자 그녀와 같은 여성 시인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여러 명의 여성 시인들이 ‘아름다운 시만이 시가 아니다’며 시도 솔직해져야 한다는 목소리를 냈다. ‘솔직한’ 여성 시인이라는 존재를 인정받으려는 시도가 생긴 것이다. 마지막으로 그녀는 “나는 나라는 존재를 시로, 문학으로 나타냈지만 여러분은 각자의 분야에서 자신을 표현하며 살아가길 바란다”고 전했다. 


 특강을 들은 조해람씨(국어국문학과 2)는 “이런 행사를 통해 학교 안에서 여성들이 권리를 누릴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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