③ 전문가에게 대안을 듣다

주거문제의 해소를 위하여  말뿐인 대책은 무의미

지속적인 실태 파악과 공론화 노력이 중요

     
 

  2013년 3월 4일자 중대신문은 심층기획을 통해 중앙대학교 자취생의 심각한 주거 현실을 고발하고 있다. 자취생들이 높은 주거비용과 낮은 주거 환경으로 인해 고통받고 있음을 다시 한번 생생하게 알 수 있었다. 겨울철 추위에 떨어야 하는 주거수준을 보면 마치 경제발전 이전의 시대로 돌아간 것처럼 보인다. 이러한 현실을 그저 시장경제 원리에 의한 당연한 결과로 받아들일 수 있을까?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필자는 1990년부터 2년간 학부 대학 근처 하숙집에서 살면서 보증금 없이 매월 15만원 내외의 비용을 지불하였다. 주거 환경에 대한 불만도 거의 없었다. 물가상승률을 감안하더라도 당시 주거비용과 환경에 대해 큰 어려움없이 대학생활을 마쳤다.

  그렇다면, 왜 이 시대의 하숙생이나 자취생들은 좋지 않은 집에 많은 돈을 내며 살아야 할까? 이 문제는 단순히 이들에게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이 나라에 불어 닥친 주택 문제의 한 단면일 뿐이다. 따라서 문제를 올바로 바라보고 그 대안을 깊이 고민해 보는 것은 이 시대의 중대한 과제이다. 

  문제를 보다 명확하게 보기 위해 중앙대 흑석캠퍼스 주변 상황을 보면서 대학생의 주거 문제를 풀 수 있는 방안을 실태파악, 주택가격 정보 제공, 주거비 지원, 임대주택 공급 측면에서 보려 한다. 무엇보다 우리 대학 주변의 주거실태를 보다 엄밀하고 지속적으로 파악하면서 대안이 무엇인지 고민해야 한다. 문제의 본질을 알아야 개선책이 보이기 때문이다. 주택시장은 그 성격상 집주인과 집을 빌리려는 사람 사이의 정보 불균형이 크다. 따라서 정보 공개만으로도 부당한 임대료 인상을 막고 더 나은 집을 찾는 데 도움이 된다. 집주인이나 부동산공인중개사들이 제시하는 주거서비스와 임대료는 정당한가? 흑석 뉴타운 사업 등 주변 지역의 개발호재 때문에 임대료가 오른다는 말은 정말 맞을까? 집주인은 마음대로 임대료를 올려도 되는가? 그냥 주먹구구식으로 적당히 살 집을 정해야 할까? 이런 질문에 대해 답할 수 있는 그간의 국내외 연구와 가격 등 다양한 주택 정보를 검토하여 우리가 직면한 현실이 정당한 지 살펴보는 것이 시급하다.

  정보 제공의 또 다른 방안으로 하숙집이나 자취집에 대한 정보를 누구나 쉽게 알 수 있도록 제공해야 한다. 대학 주변에 어떤 집이 있으며, 임대료는 어느 정도인지 한 눈에 볼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이를 통해 주거환경과 가격을 비교하여 보다 현명한 선택을 도울 수 있다. 필자가 공부했던 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는 주변 지역의 임대주택의 위치와 가격 정보를 제공하는 Cal Rentals를 운영하고 있다. 

  또한, 주거비 보조와 임대주택 공급도 필요하다. 특히, 저소득층 대학생들에게 임대료 보조금을 지급하는 방안도 실행해야 한다. 아울러 시간이 걸리기는 하지만 저렴한 임대주택 확충도 필수이다. 흑석 뉴타운 사업 등 개발사업은 저렴한 임대주택을 공급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 실제 그럴 수 있다면 말이다. 시장경제를 신봉하는 미국의 경우도 부동산개발업체와 협력하여 새로운 개발사업의 일부를 저렴한 임대주택으로 제공하고 있다.

  실천없이 말뿐인 대책은 무의미하다. 늘 주거문제 해소를 위한 임대주택이나 주거비 지원 대책에서 제기되는 것은 정부 예산이 없다는 것이다. 우리가 돈이 부족하지 않은 때가 있었던가? 단적으로 논란이 많은 특정한 국책사업에 수십조원의 정부 예산을 사용하면서 다수의 사람을 위한 주택정책에 쓸 돈이 없다는 말은 곧 의지가 없다는 뜻이다.

  문제에 대한 관심과 개선의지를 촉구하기 위해 대학생들의 적극적이고 지속적인 실태 파악과 공론화 노력이 가장 중요하다. 주거문제는 개인적으로 대응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우선, 총학생회를 중심으로 대학생 주거상황을 정기적으로 조사하고 고충을 듣는 주택신문고 운영을 생각해 볼 수 있다. 대학생 개개인이 겪는 어려움을 듣고 그 대응책을 함께 고민하는 것이다. 아울러 우리 주택 시장의 본질을 이해하려는 연구와 함께 해외 사례를 참고하면서 끊임없이 현실을 올바로 바라보아야 한다.


 


  연재를 마치며
  3월 4일. 심층기획부는 중앙대 주거기획 ‘즐거운 나의 집은 어디에’ 연재를 시작했습니다. 
  4주 동안의 주거기획을 진행하면서 흑석동, 상도동 구석구석으로 스며든 이들을 만났습니다. 비싼 주거비용의 벽에 부딪혀 나그네처럼 떠도는 이도 있었고, 깨끗하고 안전한 ‘집’다운 집에서 호화스럽게 사는 학생들도 있었지요. 심층기획부는 그들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담아내고 싶었습니다. 간절한 바람이 전해졌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중앙대 주거 현실에 공감하는 데에 그치지 않고 대학생들의 주거 권리에 대한 고민으로까지 이어졌다면 심층기획부의 바람이 ‘오롯이’ 전해졌다고 할 수 있겠네요. 그리고 오늘(25일) 대학생 주거문제에 대한 대안을 찾아보는 것으로 4주간 ‘즐거운 나의 집은 어디에’기획의 끝을 맺습니다. 
  심층기획부는 한 주 쉬고 오는 1790호(4월 8일자 발행)에서 ‘밥은 먹고 다니냐’기획으로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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