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편적인 것에서 출발하는 창의성
  • 중대신문
  • 승인 2013.03.24 1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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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은기 강사 건축학부


  하루에도 몇 번씩 창의성이란 말을 들을 정도로, 오늘날 창의성은 매우 중요한 덕목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창의성이란 무엇일까요. 창의성을 정확하게 정의하기는 어렵지만 아마도 틀에 박힌 것, 식상한 것이 아니라 새로운 것, 특별한 것, 나만의 것을 찾고 만들어낼 수 있는 것 등을 생각할 것입니다.
 

  저는 건축을 하고 가르칩니다. 다른 분야와 마찬가지로 건축에서도 창의성은 매우 중요하지요. 건물은 왜 항상 네모 박스 모양일까. 지금까지 없었던 새로운 형태의 건물은 어떤 것이 될 수 있을까. 이런 질문들을 한 건축가들은 항상 있어왔습니다. 여러분들도 길을 가다보면 종종 특별한 형태를 가진 건물들을 볼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비범한 형태를 가진 건물들이 항상 성공적인 것은 아닙니다. 그냥 그 모양 자체가 주변이랑 어울리지 않을 때가 있고, 보기에는 아름답지만 사람들이 생활하기에는 좋지 않을 때도 있습니다. 남들과 다른 것, 특별한 것만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남들이 하는 평범한 것들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놓쳤기 때문입니다.
 

  건축설계 수업시간은 학생들이 자신만의 고유한 아이디어를 위해 밤낮을 가리지 않고 했던 노력을 보여주는 시간입니다. 가르치는 입장에서 매우 즐거운 시간입니다. 그런데 학생들이 가끔 너무 자신의 책상 앞에서만 노력을 하는 모습에는 조금 안타깝기도 합니다. 좋은 건축물들은 건축가가 마음대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주변의 다른 건물들과 어떻게 어울릴까,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이 안에서 살까를 고민할 때 나타납니다. 그리고 다른 건물들이나 다른 사람들은 내 상상 속의 세상에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 우리 주변에 있는 것들이지요. 우리가 만드는 건물 속에 살 사람들은 우리의 상상대로 움직여주지 않습니다. 그래서 실제 그들의 삶을 관찰하고, 이야기를 귀 기울여 들으며, 이해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의 삶에 대한 통찰을 바탕으로 그 위에 나의 아이디어를 얹어, 나만의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 모두의 이야기, 보편성이 있는 것을 만들 줄 아는 것이 중요합니다. 
 

  나만의 특별한 것은 혼자만의 세상을 위한 것은 아닙니다. 나의 생각이 다른 사람에게도 매력적이고, 공감을 얻을 수 있을 때 비로소 빛이 납니다. 좋은 아이디어는 꿈속에서 갑자기 나타나기도 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낮 동안에 부지런히 정보들을 얻고, 이들을 다듬어 마음에 넣고 있어야 합니다. 자신의 창의성을 발휘하기 위해서 늘 새롭고 특별한 것을 추구하는 것에 앞서, 주변의 익숙한 것, 남들이 하는 것들에 관심을 기울이고, 이를 바탕으로 다른 사람과 공유할 수 있는 나의 것을 만들기 시작하시길 바랍니다. 세상에 대한 많은 경험과 관찰, 그리고 이해는 나의 독창성이 다른 사람들과 함께 호흡할 수 있는 중요한 밑거름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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