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여름 천연잔디구장에서 훈련을 받는 축구부 선수들. 골대 위치를 바꾸기 위해 다 같이 옮기고 있는 중이다.             중대신문 자료사진

‘2013 U리그’ 개막했지만
조건에 맞는 홈구장 없어
매번 사설 인조잔디구장 전전


실전 훈련 연습
하루 평균 2시간 30분
별도의 개인 연습은 어려워


  “훌륭한 선수가 되려면 각자의 노력이 중요하지만, 주변의 도움도 중요합니다. 후배양성을 위해 무엇보다 선수들이 연습할 수 있는 전용 링크장이 필요합니다.”


  얼마 전 2013 피겨 세계 선수권대회 우승을 하고 돌아온 김연아 선수의 말이 떨어지자마자 각종 매스컴에서는 ‘인재 양성을 위한 전용 연습 공간 부족’에 대한 기사가 쏟아졌다. 그만큼 스포츠 선수들에게 환경은 중요하다는 이야기다. 사실 김연아 선수는 피겨를 시작하면서부터 개인 훈련을 위해 아이스링크장이 있는 곳을 찾아다니며 꿈을 키웠다. 학내에도 김연아 선수와 비슷한 상황을 겪는 운동선수들이 있다. 바로 중앙대 축구부 선수들이다.


  밖에서 떠도는 선수들
  축구부는 주로 안성시 내에 위치한 ‘대림동산’과 ‘안성시 보조 경기장’에서 외부훈련을 받고 있다. 이곳엔 인조잔디구장이 설치돼 있기 때문이다. 안성캠도 축구부가 훈련할 수 있는 대운동장과 천연잔디구장이 있지만 현재 사용하지 못하고 있다. 대운동장은 흙바닥인 탓에 자칫 선수들이 부상을 당할 수 있고, 천연잔디구장은 보통 4월 말부터 잔디가 뿌리를 내리기 시작해 6월이 돼서야 경기를 치를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천연잔디구장 사용도 8월 말까지만 가능하고 이후엔 잔디가 죽어 사용하기 어렵다.


  그밖에도 천연잔디구장을 관리하는데도 어려움이 따른다. 천연잔디를 관리하는 담당자가 따로 없어 매년 축구부 선수들과 일부 직원들이 잔디에 비료를 뿌리고 물을 주며 관리를 하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대부분의 축구 대회 경기가 인조잔디구장에서 개최되는 것도 인조잔디구장이 필요한 데 한몫하고 있다. 전년도 축구 대회도 연습 경기를 제외하곤 모두 인조잔디구장에서 열렸다. 지난 15일 개막한 ‘2013 카페베네 U리그’ 역시 모든 경기가 인조잔디구장에서 진행되고 있다. 이에 최봉진 선수(체육교육과 3)는 “운동장은 보통 흙, 천연잔디, 인조잔디구장으로 나뉘는데 각각 공이 오는 각도도 다르고 스피드도 다르다”며 “시합이 모두 인조잔디구장에서 펼쳐지기 때문에 실전과 같은 적응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홈경기와 원정경기로 진행되는 U리그는 대학 축구를 활성화하기 위해 각 대학 간 상호방문을 시행하고 있다. 하지만 안성캠엔 인조잔디구장이 부재해 축구부는 현재 주최 측이 마련한 경기도 광명시 사설 인조잔디구장에서 홈경기를 치르고 있다.


  고민이 늘어가는 선수들
  잦은 외부훈련으로 무엇보다도 힘든 건 선수들이다. U리그에 참가하는 대다수의 대학 축구부는 캠퍼스 내 인조잔디구장을 가지고 있다. 이로 인해 타 대학 축구부 선수들은 정기 훈련 외에도 언제든지 개인 연습을 할 수 있다. 이에 축구부 조정호 감독은 “대관을 통해 훈련이 진행되다 보니 실질적으로 하루에 2시간에서 2시간 30분 정도 훈련을 한다”고 말했다. 그만큼 선수들은 개인 연습을 충분히 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덧붙여 축구부 장기봉 코치는 “매 경기 모든 선수가 주전으로 투입될 수 없다. 그리고 주전선수들과 후보선수들의 훈련 사이클도 다르다. 현재는 어쩔 수 없이 후보선수들도 주전선수들에게 맞춰 운동을 하고 있다”며 “개인 실력을 향상시키고자 하는 선수들이 많은 데 대관을 하다보니 연습과정에서 어려움이 따른다”고 말했다.


  실제로 고충을 겪는 선수들은 매일 밤 개인 연습을 위해 안성캠 테니스구장 조명 아래서 필요한 부분을 연습하고 있는 실정이다. 축구부 주장 이인식 선수(사회체육학부 4)는 “우리에겐 무엇보다 홈경기를 치러보고 싶은 간절함이 있다. 타 대학들은 학내 홈구장에서 일반학생까지 모여 응원을 한다. 우리도 그런 날이 왔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저작권자 © 중대신문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