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그러운 3월, 새 학기의 시작으로 학내가 들떠있다. 대부분의 대학교에서의 3월의 풍경은 별반 다르지 않다. 다 그렇고 늘 그렇듯 외대도 마찬가지로 삼삼오오 새내기들이 모여 점심 먹을 약속 잡는 풍경이 눈에 들어온다. 개강파티, 개강총회를 열고 학과 구성원끼리 얼굴을 익혀 돈독함을 더하기도 한다. 또 동아리나 학생회 수습간부 또는 학내 언론사에서 새로운 구성을 모집하는 광경은 싱그러움에 활기참을 더한다. 설렘과 낭만이 가득한 새 출발, 봄꽃이 피기도 전에 얼굴에 웃음꽃이 가득 폈다. 
 
 
  그런데 한국외국어대학교 서울배움터에서는 3월에 펼쳐지는 일상적인 모습보다 조금은 특별한 환경을 볼 수 있다. 바로 곳곳에 설치된 선거 부스이다. 지난 해 11월 투표율 미달 혹은 애시당초 후보자의 부재로 무산된 총학생회 선거와 몇몇 단과대학 학생회장 선거, 그리고 학과 학생회장선거가 치러지기 때문이다. 보궐선거는 비단 2013년만의 일이 아니다. 지난 2011년 11월, 같은 이유로 선거가 무산돼 2012년 총학생회와 단과대학 학생회도 그해 보궐선거로 뽑혔다. 
 
 
  어쩌면 2012년을 이끌어갈 학생회를 2012년에 뽑고, 2013년을 채워갈 학생대표를 2013년에 학교를 다니는 학생들의 손으로 뽑는 일은 순리의 그리 어긋나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문제는 2013년의 시작은 2012년 2학기가 마무리 된 뒤부터 시작이라는 것이다. 방학 동안 가장 중요한 등록금 심의위원회가 열리고 학생들의 의견을 대변해 학교 측과 상의하는 것은 학생대표단이다. 또 새내기 새로 배움터나 학과의 행사들이 학과 단위에서부터 학생의 목소리가 반영되지 않은 채 진행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했다. 때문에 2012년에도 2013년에도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가 세워져 총학생회의 일을 대신했다. 하지만 이는 선거로 세워진 총학생회와는 달리 학생의 목소리를 대변한다는 명분이 작을 수밖에 없다. 이뿐 아니라 비대위는 임시조직이기에 이전 총학생회에서 다음 총학생회로 넘어갈 때 인수인계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학생회 운영에 차질을 겪는 등의 문제점이 발생하기도 했다.
 
 
  현재, 3월 치러지는 학과와 단과대학 학생회장 대부분의 보궐선거는 후보자 등록을 마친 채 진행 중에 있다. 하지만 일부 단과대 학생회장과 총학생회장단의 보궐선거는 아직 후보자 등록이 없으며 이에 대해 우려에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번에 치러질 보궐선거마저 무산된다면 최악의 경우 2013학년도는 총학생회가 없는 상태로 비대위 혹은 다른 체제로 학생대표단이 꾸려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학생들이 다니는 대학교지만 학생의 대표가 없다면 학교의 주인은 누가 되는 것일까. 지금처럼 ‘소통’이 강조되는 때에 교직원과 교수진을 비롯한 학교구성원들과 학생이 서로 소통하려면 학생 대표자를 스스로 세우고 목소리를 내야한다. 무엇보다 학교의 주인으로서의 주체적 의식을 가져야 하지 않을까. 학생의 작은 관심과 노력이 가장 필요한 때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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